당초 전망치였던 75.6%보다 10%p 이상 낮아 ‘당혹’
건설업계 부실 폭탄 탓에, 수요현장 곳곳 중단 사태
수요 끊긴 가공업계, 인원감축 등 고정비 절감 ‘고심’
1월 가동 62.1% 관측…수요공백 혼돈 장기화 우려
23년 평균 79.8% 전년比 1.9%p↑…상고하저 ‘극명’
철근 가공업계가 연중 최저 가동률로 한 해를 끝냈다. 12월 가동률이 20% 가까운 큰 낙폭을 기록해 본격적인 불황의 공포를 현실로 마주했다.
본지가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건축용,1차 수주)업체 16개사의 체감경기를 조사한 결과, 지난 12월 평균 가동률은 65.0%로 전월 대비 19.3%포인트나 떨어졌다. 화물연대 파업과 기상악재에 발이 묶였던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1.2% 높았지만, 동일 조건의 비교로 보기 어렵다.
상반기 내내 고공비행을 이어오던 철근 가공 시장은 결국 연중 최저 가동률로 2023년을 마무리했다. 하반기 최고 가동률을 기록했던 11월의 84.3%에서 한 달 만에 65.0%(12월)까지 내리꽂은 탓에, 가공업계의 충격도 컸다. 12월의 최종 가동률은 당초 전망치였던 75.6%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아 당혹스러운 결과이기도 했다. 더욱이, 무려 93.8%에 해당하는 절대 다수의 업체들이 가동률 하락의 대세를 실감했다.
가공업계는 급격한 수요(출하∙발주)감소를 가동률 추락의 이유로 꼽았다. 한파와 폭설 등 기상악재의 부담도 적지 않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요현장의 감소라는 것. 크고 작은 건설사와 철콘 업체 등 실수요처들의 부실 폭탄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예정됐던 착공 현장이 대거 미뤄지거나 공사가 진행중이던 현장들까지 멈춰 섰다. 막연하게 보류된 공사현장들 때문에, 철근 가공시장도 수요흐름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공사 실행 여부를 재검토하는 수주현장들까지 많아, 향후 철근 가공수요를 가늠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을 떠안게 됐다. 가동률 추락의 충격을 실감한 가공업계는 당장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인원감축 등 고육책을 찾고 있다. 이 마저도, 향후 수요흐름을 가늠할 정보(발주∙배정)를 공유하기 어려워 인원감축으로 인한 납품차질 등 거래혼선의 불안감마저 크다.
이러한 혼돈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절정의 동절기에 진입한 1월은 물론, 향후 봄 성수기 시장에서도 기 수주 현장과 신규 수주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1차 수주 가공장까지 운영공백을 줄이기 위해 인원감축에 나서는 마당에, 2차 수주 가공장들은 수요흐름에서 멀찌감치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 가공업계 안에서도, 매출 부족으로 인한 경영 부실 문제가 확산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업체는 1월 가동률을 62.1%로 전망했다. 직전의 12월 가동률이 워낙 깊숙한 바닥으로 떨어진 탓에 추가 하락폭은 2.9%포인트로 적지만, 최근 수년 사이 겪어보지 못한 최저점에서 연초를 시작하는 불안감이 클 수 밖에 없다.
한편, 2023년 경기·충청권 가동률은 79.8%로 전년 대비 1.9% 상승에 그쳤다. 상반기까지는 2021년을 뛰어 넘는 호황을 경험했지만, 하반기 들어 수요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상반기(84.9%)와 하반기(79.8%) 평균 가동률은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크게 벌어졌다. 특히 상반기 가운데 3월~5월 석 달은 90% 안팎의 가동률로, 사실상 풀가동의 체감경기로 평가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