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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 뜻밖의 월초 러시…"할인판매 연장전"
철근 유통, 뜻밖의 월초 러시…"할인판매 연장전"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8.03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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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시장이 월초부터 할인판매 러시에 나서고 있다. 예상을 깬 전개에 시장 관계자들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월 초 국내산 철근 1차 유통(직송)가격은 톤당 99만원의 대세를 굳혔다. ‘15만4,000원의 기준가격 대폭락을 어느 선에서 반영할 것인가’ 관망의 시간조차 없었다. 월요일(1일) 오전장이 시작되면서부터 99만원~99만5,000원으로 직행하더니, 주 중반을 지나는 현 시점에는 99만원→98만5,000원의 시세흐름이 뚜렷해 졌다.

철근 제강사의 8월 유통(일반)판매가격은 톤당 100만5,000원. 현 시점 유통가격은 액면 마감가격을 1만5,000원~2만원이나 밑도는 구조를 형성하게 됐다. 

■ 왜 7월의 학습효과를 말하는가?

최근 년도의 비수기와 성수기를 통틀어 이번 8월 초 시장의 전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루이틀의 저울질도 없이 출발부터 할인(적자)판매로 직행했던 기억은 없다. ‘8월 판매는 예외적인 7월과 다를 것’이라 선을 긋던 제강사의 태도에 비춰보면 더욱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의구심이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적자판매 공포에 시달리던 유통 대리점의 자의적인 예측판매로 볼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저가판매의 실체를 단정 짓기 어렵지만, 8월의 출발부터 등장한 의외의 할인판매에 제강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다. 

시장은 7월의 학습효과를 지목한다. 가격하락이 예정됐던 7월 시장에서, ‘선제적인 할인판매가 실적과 마진 모두 나은 결과를 냈다’는 인식이 제강사와 유통 대리점 모두에게 학습으로 남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8월의 시작과 동시에 등장한 선제적인 할인판매를 모두가 추격한 이유를 찾고 있다. 
 

■ “최저가격 주체가 바뀌었다”

7월까지는 하치장이나 가공장의 투매가 유통시장의 최저가 흐름을 주도했다. 7월 말 하치장과 가공장 투매가격은 톤당 100만원 초반까지 떨어진데 비해, 할인판매를 멈춘 유통 대리점의 직송판매는 107만원~108만원에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8월 초 시장은 다르다. 최저가의 출발부터 추가 하락을 유통 대리점의 직송판매가 주도하고 있다. 재고를 비운 하치장의 도매는 직송판매의 최저가격에 보조를 맞출 뿐이다. 공동휴가를 보내고 있는 가공장의 판매물량은 아직 유통시장에 합류하지 않은 상태다.

■ “한번 떨어진 가격은 회복할 수 없다?!”

하락장의 악순환은 ‘선제적인 저가판매의 이득(?)’ 때문이다. 1만원이 떨어질 것 같은 시장에서 내가 먼저 5,000원을 빼서 파는 게 ‘판매량’과 ‘마진’ 둘 다 이득이라는 생각이다. 시장의 현실에서 틀렸다 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거래침체→선제적 저가판매→더 극심한 거래침체→추가적인 가격하락이 되풀이 되는 악순환의 원리가 된다.  

실제로, 8월의 출발부터 뜻밖의 할인판매가 성행하면서 유통시장의 거래심리는 곧바로 얼어붙었다. 최소구색 확보를 위해 구매를 타진하던 유통 하치장 또한 재고보유에 대한 공포심이 다시 커졌다.

철근 유통시장은 또 한번의 하락이 예견되는 9월 철근 기준가격을 주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적어도 8월 동안 ‘한번 떨어진 가격은 회복할 수 없다’는 말도 틀리지 않다.

■ 8월 유통 하락장의 변곡점은 없을까?

7월 철근 유통시장의 할인판매 상당수는 막연한 예측판매가 포함돼 있다. 명확한 할인방침의 적용기준을 따진 것이 아니라, ‘믿고 가자’는 식의 판매독려에 대한 불안한 신뢰였다. 8월 초의 할인판매 러시도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단기 변곡점은 7월 판매분의 마감이다. 막연했던 신뢰가 최종 계산서로 확인되는 시점인 다음 주 중반 이후 유통 대리점들의 판매 태도가 바뀔 수 있다. 

지난 7월의 흐름에 비춰보더라도, 유통 대리점의 직송판매는 중순 이후 할인판매를 멈췄다. 8월에도, 9월의 기준가격 하락을 의식해 일정폭·일정기간의 선제적인 할인판매 이후 정체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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