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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철근價, 무엇이 문제인가?
추락하는 철근價, 무엇이 문제인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8.10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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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거나, 시황이 안 좋으면 가격은 내리는 게 순리다. 하지만 7월~8월 철근 유통시장의 가격하락은 순리보다 추락에 가깝다. 가격하락에 가속도가 붙는 최근 철근 시장의 문제를 되짚고자 한다. 

유통價 버팀목, “원칙마감 경각심이 사라졌다”

최근 4년 동안 철근 유통가격을 지탱해왔던 것은, 단연 원칙마감이다. 즉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적자판매의 경각심이 무분별한 저가판매를 차단하는 직접적인 효과로 작용했다. 지난 7월을 기점으로 부활한 할인판매에 이어, 후정산의 소환은 원칙마감의 경각심을 내려놓게 했다.

선판매∙후정산 체제로의 회귀가, ‘선제적인 저가판매에 나서지 않으면 손해’라는 무책임한 예측판매 심리를 함께 깨웠다.
 

모호한 할인판매 방침, “가격하락 부채질 했다”

원칙을 깬 할인판매도 문제지만, 할인판매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할인판매 안에서도 원칙마감의 틀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모호했던 할인 방침이 문제다.

할인폭의 명확한 방침을 세우고, 그 틀안에서 판촉활동에 나서는 것이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믿고 가자”, “손해는 안 보게 해주겠다”, “일단 팔아봐라” 식의 할인 메시지는 과거에 철근 시장에서 혹독하게 검증된 시행착오다. 모호했던 할인판매 방침이 무분별한 예측판매 경쟁을 부추겼고, 과도한 가격하락으로 이어졌다.  

7월의 학습효과 “오히려 독이 됐다”

8월 철근 유통시장은 관망 없이 할인판매 질주가 시작됐다. 선제적인 할인판매가 효과를 봤던 7월의 경험, 즉 학습효과 때문으로 지목됐다. 

할인판매의 계획이나 명확한 방침의 준비 없이, 선제적인 매출확보의 성급함이 컸던 것으로 판단된다. 즉흥적인 할인판매 추격전이 펼쳐지면서, 월초부터 유통가격이 급락하는 부담만 떠안게 됐다. 7월의 학습효과가 오히려 8월 시장의 균형을 빠르게 무너트린 독이 됐다.  

매출불안이 “평정심을 잃게 만들었다”

저가판매의 근본적인 원인은 매출불안이다. 제강사의 연이은 판매실적 미달과 유통업체의 장기화된 매출공백이 불안심리를 자극했다. 

최근 4년 동안 철근 제강사가 안정적인 시세 견인력을 유지해온 것은, ‘적게 팔더라도 제값을 받겠다’는 각성 때문이었다.

철근 제강사는 최근 2~3개월 연속 큰 폭의 판매목표 미달을 기록했다. 올 들어 유통업계는 매출공백이 깊어지면서 운영자금의 경색과 금융권의 여신 심사 부담까지 커졌다. ‘제강사’와 ‘유통’ 모두 매출 실적에 대한 갈증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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