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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철근 유통價, 한계 구간 진입...'진퇴양난'
[분석] 철근 유통價, 한계 구간 진입...'진퇴양난'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12.13 04: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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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의 부담이 컸던 12월 철근 유통시장은 실전 가격으로 직행했다. 12월의 시작과 동시에 11월 최저가(82만원)로 내린 데 이어, 이번 주 들어서는 81만원 대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선제적인 매출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저가판매를 자처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맹목적인 하향판매 탓에 기존 가격구조를 크게 벗어난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이번 주 국내산 철근 1차 유통 최저가격을 톤당 81만5,000원(현금)으로 볼 때, 기준가격과의 격차는 12만5,000원까지 벌어졌다. 지난 10월과 11월에도 '기준가-10만원' 선에서 심리적 브레이크가 강하게 작동했다.  

극심한 수요가뭄에도, 10만원 넘는 할인폭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안간힘으로 지켜온 10만원의 할인 금기를 연말 유통시장이 깬 것이다. 대규모 실수요 계약가격을 뚫고 내려간 철근 유통가격은 이미 그 자체로 구조적인 한계에 도달했다.

 

너무 나간 연말 유통價, 무엇이 부담일까?

▶ 기준價 인하 선반영 공간 "이미 소진"

열악한 시장에서 흔히 당월의 저가판매를 합리화하는 논리는 ‘익월 기준가격 인하폭의 선반영’이다. 내년 1월 철근 기준가격은 2만원 대 초중반의 인하요건이 관측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현 시점의 12월 철근 유통가격은 1월 기준가격 인하폭의 선반영 공간을 이미 소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12월의 출발가격(83만원)과 비교해도, 11월분 마감 계산서 가격(84만원~86만5천원 추정)과 비교해도, 더 이상 내년 1월의 기준가격 인하를 핑계삼아 하향 판매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 수입 철근과 충돌...버팀목 역할 기대

수입 철근 시장은 ▲재고(수량,구색)부족 ▲신규 수입(기 계약 수량)감소 ▲수입원가(오퍼價∙환율) 상승 ▲적자판매 불안 등 가격방어의 시너지 조건이 만들어졌다. 연말 국내산 철근 유통이 견조한 수입 철근 가격의 덕을 보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재고도 없는데, 가격을 내리 느니 차라리 안 팔겠다”…수입업체들의 가격방어 의지가 생각보다 강하다. 

12월 현재 철근 유통시장에서, 국내산(직송)-수입산 가격차는 톤당 3만원 이내로 좁혀졌다. 가공장 매물 등 예외적인 최저가 거래는 이미 수입 철근 가격과 맞붙은 실정이다. 결국, 국내산 철근 유통가격이 더이상 물러설 공간이 없다는 뜻이다. 남은 12월 동안 수입 철근 가격이 국내산의 하락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 세우는 직접적인 버팀목 역할을 지켜보게 됐다.  

▶ 제강사의 원가 위협, 또 다시 위기 

철근 유통가격이 제강사의 원가를 위협하는 위기감이 높아졌다. "철스크랩 가격이 6번이나 빠졌는데 무슨 소리야"라는 반문이 터져 나오겠지만, 철스크랩 가격만 빠진 게 아니다. 철근 유통가격도 비슷하게 떨어졌다. 오히려, 바닥감이 살아나고 있는 철스크랩 시장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상위권 원가경쟁력을 평가 받는 제강사의 현 시점 총원가(생산원가+판관비)가 톤당 80만원 대 초반으로 파악된다. 이를 고려하면, 상당수 제강사는 엑스트라 공간을 포함해도 이미 수익구조에 경고등이 들어온 것으로 짐작된다. 제강사 입장에서도, 80만원 선의 가격방어가 절실한 상황이다. 

▶ 조기파장의 순기능?!...리셋 효과도 기대

짧은 러닝 타임은 하락장의 고통을 줄이도 한다. 12월의 매출 승부처로 주목했던 이번 주만 지나도, ‘올해 장사 끝났다’는 말이 나오고 파장 분위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자의로 판매를 포기하든 타의로 거래가 끊기든, 내년 시장을 기약하는 파장 분위기가 유통가격의 하락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물론, 월말까지 매출(자금확보)을 멈출 수 없는 절박한 하향판매가 지속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매물은 대세로 인정하기 어려운 예외적인 거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월말시장의 최저가 매물이 다음 달 출발가격에 기준선 역할을 하던 패턴 또한 연말∙연초 시장에서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재무제표가 리셋 되는 1월 시장에서는, 첫단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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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2023-12-13 18:45:10
빼지도 박지도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