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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흔들리는 철근 시장, "국내산보다 수입산이 더 위험하다?!"
[분석] 흔들리는 철근 시장, "국내산보다 수입산이 더 위험하다?!"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4.01.25 08: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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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저항선이 무너진 철근 시장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위기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인 것이며, 각자 상황에 따라 체감도 다르다. 따라서 ‘누가 더 위기다’는 비교는 객관적이지 않다. 다만, 올 연초의 급격한 시황변화에서 수입 철근 시장의 위기감이 크게 높아졌다. 재고부족이 장기간의 보합장을 지탱해주던 수입 철근 시장의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매출확보에 급급하던 국내산과 달리, ‘차라리 나중에 팔겠다’며 믿는 구석(?)의 여유를 보이던 수입 철근 시장의 표정도 바뀌기 시작했다.
 

[가격] 저가매력 잃은 수입 철근, "수요처 선택 받을까?"


 수입 철근의 위기감을 가장 크게 바꾼 것은 가격구조다. 올해 1월 들어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유통가격의 변별력이 사라졌다. 최근 들어 두 철근의 가격차가 급격하게 좁혀 지긴 했지만, ‘단돈 1만원이라도 격차를 유지하던 상황’과 ‘완전히 동일가격으로 뒤엉키는 상황’의 판단은 전혀 다르다.  

이제부터는 적어도 낮은 가격을 이유로, 국내산 대신 수입산 철근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격구조가 장기화된다면, ‘수입 철근이 아예 설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과한 우려가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 2021년 10월에도,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이 동일 가격대를 형성된 바 있다. 당시는 철근 공급부족이 풀리지 않은 데다 수요도 활발했다. 속수무책의 가격하락과 극심한 수요침체의 공포가 큰 현재의 철근 시장과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재고] 뒤집힌 가치 평가, 재고부족…"강점에서 약점으로"


가치 평가가 가장 크게 바뀐 것이 재고다. 수요침체 상황에서도 수입 철근 시세가 반년에 가까운 보합장을 유지했던 것은, 재고부족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이후 급감세가 지속된 인천항 수입 철근 보유재고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고 신규 계약은 끊기다 시피 했다. 여기에 수입원가 상승으로 인한 적자판매의 경각심까지 높아지면서, 수입 철근 시장은 더욱 견고한 보합 기반이 구축됐다. 

1월 하순 현재도, 수입 철근 보유재고는 여전히 부족하고 신규 계약의 공백도 커졌다. 하지만 수입산 철근이 국내산 대비 저가매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되면서, 재고부족 상황에 대한 평가는 정반대로 바뀌게 됐다. 재고부족이 더 이상 수입 철근의 시세를 지탱해주는 버팀목 역할이 아닌, 원활치 못한 공급여건의 단점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신규 계약공백 역시 재고부족이 지속되는 긴장감이 아니라, 향후 안정적이지 못한 공급여건의 핸디캡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든든했던 재고부족이 한순간에 가장 큰 약점이 됐다. ▲원하는 강종과 구색을 골라사는 다품종∙소량 구매 ▲원가절감을 위한 주문길이 발주 ▲가공 포함 턴키 구매 비중이 절대적인 실수요 트렌드 등을 고려하면, 수입 철근의 향배가 더욱 불안해 졌다. 

차고 넘치는 국내산 철근의 보유재고와 신규 제강사의 생산능력 합류 등은 ‘언제든 국내산 철근이 수입 철근의 빈공간을 채울 수 있다’는 또 다른 위협이 될 전망이다.
 

[적자판매] 최종적인 위기 적자판매, "악순환 견고해 질 수도…"


적자판매는 모든 시장에 최종적인 위기다. 수입 철근 시장의 적자판매가 본격화될 경우, 악순환의 굴레에 갇힐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가매력을 상실한 수입철근의 재고부족 상황에서, 적자판매 → 신규 계약 감소 → 재고부족 지속(원활한 수요대응 불가) → 수요처의 수입산 구매 기피 → 매출부족/가격하락→ 적자판매의 부담으로 수입 철근 시장이 악순환이 견고해질 수 있다.  

철근 수입 시장은 2월부터 80만원 안팎의 수입원가를 끌어 안아야 한다. 해외 철근 메이커들이 현지 원가상승과 수익악화를 이유로 수출가격 흥정에 인색한 상황 역시 향후 수입 철근 시장의 위기감을 높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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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2024-01-25 09:32:29
그래프가 보기 좋아요.
20년부터 쭉~~~~~~~~
이렇게 봐야...
어제 기사중에도 그래프를 20년부터 보여주었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