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능력 감안 시, 7만톤 안팎 규모 감산효과 기대
원가 크게 밑도는 판매 대신, 비가동 고정비 선택
“저가판매 악순환 끊어낼 원칙마감 방안 적극 검토”
동국제강이 철근 비가동 일정을 대폭 늘리는 감산 카드를 뽑아 들었다. 원가 이하의 저가판매 대신 비가동의 고정비를 감내하는 특단의 조치다.
14일 동국제강은 주력 생산거점인 인천공장의 12월 비가동을 5일(1호 압연: 3일, 2호 압연: 2일) 늘리는 방침을 확정했다. 기존 12월 비가동일이 생산라인별로 8일~9일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각각 10일~13일간의 비가동 일정을 잡은 것이다. 해당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능력을 일일평균 6,500톤 정도로 볼 때, 12월 한 달 동안 6만5,000톤~8만5,000톤 규모의 비가동 효과를 내는 셈이다.

동국제강은 ‘파격적으로 늘린 비가동이 단순한 감산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무분별하게 무너져 내린 시중가격을 인정하고 추격하는 것보다, 차라리 비가동으로 인한 고정비를 감당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일부 시장에서 ‘기준가-10만원 이상’의 비정상적인 가격구조가 형성되는 것도 문제지만, 원가를 크게 밑도는 저가판매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동국제강은 자사 인천공장이 업계 상위권의 원가경쟁력을 갖춘 것을 고려할 때, 대다수의 동종 제강사들도 원가를 밑도는 시중가격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짐작했다. 실제, 역대 철근 시장에서도 기준가-10만원 이상의 가격구조는 손에 꼽을 만큼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감당수위를 넘어서는 기준가-10만원 이상의 가격구조에서 극약처방 같은 벼랑 끝 승부수가 던져졌던 경험을 상기할 만 하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기준가-10만원을 넘어서는 가격구조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는 비상식이다”고 밝혔다. 그는 “철근 생산주체인 제강사가 저가판매 대신 비가동을 선택하는 상황에, 시장도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특단의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야 되는 형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선제적인 비가동으로 수급균형을 회복하고 무리한 저가판매의 악순환을 끊어 내는 것이 급선무”라며 “가격구조를 정상화 하기 위해 엄격한 원칙마감 기조를 회복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