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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수입 철근, 하락장 버티는 5가지 이유
[분석] 수입 철근, 하락장 버티는 5가지 이유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10.19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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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철근 가격의 보합이 석 달 가깝게 지속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산 철근 유통가격이 다시 떨어지면서, 수입 철근의 하락방어에 더욱 각별한 시선이 쏠리게 됐다.

10월 현재 수입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77만원~78만원 대. 국내산 대비 톤당 7만원 안팎의 격차로 비교된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톤당 10만원을 넘어서던 국내산-수입산 가격차가 7만원 선까지 슬금슬금 좁혀졌다. 하지만 수입 철근에 대한 선호와 거래량, 시중가격 등의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국내산 대비 여전히 넉넉한 저가공간이 수입 철근의 판매가격을 조급하게 내리지 않아도 되는 구조적인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입 철근이 하향압박을 버텨내는 시너지의 구성요소를 되짚어 봤다. 

 

열악한 수익구조, "물러설 여력 없다"

철근 수입시장이 만성적인 적자판매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올해 3월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이익구간을 꼽기 어려울 정도다. ‘잘해야 본전장사’ 정도의 열악한 수익구조가 지속되면서, 상시적인 적자판매 리스크를 벗어나기 힘들어 졌다. 

수입 철근의 국내산 대비 원가여력은 지난 연말∙연초 한 때 톤당 20만원 안팎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거래침체 상황에서 수입 철근 가격이 너무 쉽게 밀리면서 저원가 여력을 조기에 소진했다. 장기불황의 공포가 커진 시황에서, 무분별한 저가(적자)판매에 대한 경각심이 강할 수 밖에 없다.

 

불황형 수급균형?!...의욕 떨어진 수입 '안정적 재고수위'

철근 수입시장은 불황형 수급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수요가 줄어든 만큼 수입도 줄고, 이를 토대로 안정적인 재고수위를 유지하는 최적화 상태가 구축된 셈이다. 제강사 보유재고가 역대급 고점을 넘나드는 국내산 철근과 가장 크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이후 최근 1년여 동안 ▲신규 수입은 월 4만톤 ▲인천항 보유재고는 10만톤 선에서 제한적인 증감만 반복하는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왔다. 급증한 신규 입항물량의 결제자금을 마련하거나, 과다한 보유재고 소진을 위해 무리한 출혈판매에 나서는 등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실수요 중심 시장, 재유통 줄어든 구조도 한 몫?!

수입 철근 시장도 무게 중심이 실수요 거래로 옮겨가 있다. 원가절감을 위해 수입 철근 선호가 높아진 실수요처를 중심으로 한 수요흐름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신규 계약과 입항, 보유재고 등의 물량 흐름에서 납품처가 정해진 실수요 계약물량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불특정한 재유통 거래가 크게 줄면서, 무분별하게 가격을 흔드는 흥정거래도 이전보다 감소하는 직간접 효과를 만들어냈다. 
 

판매價 앞서는 신규 오퍼…'적자판매 예약'

신규 오퍼의 예측원가가 현 시점 판매가격을 웃도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10월만보더라도, 중국산 철근의 최초 오퍼는 톤당 565달러(SD400∙10mm,CFR.영강 기준)로 예측원가가 톤당 80만원에 육박했다. 추후 조정된 수정오퍼(555달러)를 기준으로 따져도, 예측원가는 톤당 78만원~79만원. 현 시점의 중국산 철근 시중가격(77만원~78만원)을 넘어서는 구조다. 

불황의 리스크가 큰 철근 시장에서, 마진을 장담하지 못하거나 되레 적자판매를 예약하는 신규 계약에 모험을 걸 수 없다. 이로 인해 신규 계약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신규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의식해 기존 계약물량과 보유재고의 저가판매를 자제하는 효과를 동시에 보고 있다. 

 

수입 철근 생존전략의 트렌드는…'직수입 기피?!'

수요침체를 기본 옵션으로, 가늠하기 힘든 가격흐름, 널뛰기를 반복하는 환율 변동 등 수입시장의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커져 있다. ‘리스크를 얼마나 회피하느냐’가 생존을 위한 관건이 될 정도다.

철근 수입시장에서 리스크를 회피하는 트렌드는, 아이러니하게도 '직수입 기피'다. 다양한 리스크를 동시에 감수해야 하는 직수입 대신에, 시중재고를 매입해서 판매하는 운영전략이다. 시중재고를 매입해서 판매하는 거래에서는 적자가 발생할 일이 거의 없고,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매출입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시중재고를 선제적으로 매입하면서 동종 수입업체가 무리한 저가판매에 나서는 문제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이미 수입된 보유재고를 우선적으로 소진하고 재고증가를 막는 수급조절 효과도 함께 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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