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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 매출∙이익 엉망…여신심사 '덜덜'
철근 유통, 매출∙이익 엉망…여신심사 '덜덜'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11.24 0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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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매출자료 요청...내년 여신 고삐 죄기 시작
'매출'이나 '이익' 어느 것도 금융권 설득 어려워...
반토막 매출+가격하락, 경영 지표 악화 시너지
"여신 축소되면 곧바로 유동성 위기 직면 우려"

연말이 다가오면서 철근 유통업계의 여신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여신 방어를 위한 매출경쟁으로 연말 시장의 균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높다. 

최근 금융권으로부터 경영실적 자료를 요청 받는 유통점들이 늘고 있다. 금융권의 부실 경각심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철근 유통·가공업체의 부도와 폐업 등 흉흉한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여신을 줄이거나 회수하는 등 고삐를 죄려는 것이다. 

불과 1~2년 전만해도, 금융사들이 앞다퉈 철근 업체들에게 돈을 빌려주던 상황과는 정반대의 현실이다. 

철근 유통업계는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반토막의 매출 체감이 장기화 된 데다, 이익은 고마감 여파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빨간불이 들어온 ‘매출’과 ‘이익’ 어느 것도 금융권을 설득할 수 없는 형편이다. 건설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은 철근 업계는 다른 철강재보다 매출감소 충격도 크고 만회할 대안도 찾기 힘들다. 

올 한해 철근 유통시장은 매출감소 시너지가 극에 달했다. 본지 통계 기준, 2023년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91만2,000원(추정)으로 전년 대비 14.3%(15만2천원)의 낙폭이 예상된다. 같은 수량의 철근을 팔았다 해도, 14.3%의 매출감소 부담을 떠안게 되는 셈이다. 심지어 올 한해 철근 유통점은 반토막을 크게 밑도는 개점휴업 수준의 거래 침체감 지속됐다. 반토막도 아닌, 3분기의 1토막 미만의 판매량과 두 자릿수 가격하락이 맞물리면서 매출감소가 극대화 됐다.  

2022년에는 전년보다 높은 가격(21년:100만3천원→22년:106만4천원)이 매출감소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철근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매출자료를 확인한 금융권이 ‘내년도 여신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난감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며 “급격한 매출감소 충격으로 자금경색이 깊어진 상황에서, 금융권의 여신마저 축소되면 곧바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올 한해 내내 이렇다할 매출이나 이익도 없었는데, 금융권에서 회수하는 여신을 현금으로 메울 형편이 되겠냐”며 “돈줄까지 말라버린 철근 유통시장이 거래불능 상태에 놓이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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