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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수입 철근, 불패의 연말∙연초 재현될까?
[분석] 수입 철근, 불패의 연말∙연초 재현될까?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11.2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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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시장을 앞두고 수입 철근 시장이 꿈틀 대고 있다. 해외 메이커의 수출 오퍼가격이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재고부족이 장기화되면서 당분간 수급긴장감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진 눈치다. 최근 년도 들어 연말∙연초 기점에만 재미를 봤던 경험 또한 막연한 패턴의 기대를 갖는 이유다. 

 

최근 3년 동안 철근 수입시장은 연말연초에 수익구간이 집중됐다. 실제, 해당 구간 동안 톤당 5만원 이상~톤당 10만원 안팎의 고수익을 달성했다. 특히 2021년의 특수 이후에는 연말연초 구간의 이익실현이 더욱 절대적인 의미로 작용하게 됐다.

또 한번의 연말연초 구간을 앞둔 수입업계가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갈증 큰 매출∙수익, 절실함이 만들어낸 기대 아닐지...

수입업계 역시 국내산 철근 시장과 마찬가지로 매출과 수익 모두의 갈증이 크다. 하지만 과거 고수익의 추억으로 막연한 기대를 갖기에는 다가오는 연말연초 시장의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 긴장해야 한다. 

▶ 수입 철근 재고부족 동력, “한계 분명하다”

극한 수요침체 구간에 진입해 있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입 철근 시장 역시 예정된 실수요향 판매를 제외하면, 유통향 일반판매는 제한적이다. 국내산 대비 저가매력과 재고부족 덕분에 수요처들의 구매심리가 일시적으로 살아났던 것을 수요 기반이 바뀐 것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재고부족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는 것은 위험하다. 재고부족이 최근의 하락장을 버텨내고 부족 구색의 가격을 일부 인상할 수 있게 했던 것은 맞다. 하지만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수요침체가 아니더라도, 굴지의 생산능력을 갖춘 한국특강까지 합류한 국내산 철근이 얼마든지 수입 철근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저가매력 잃은 수입 철근, 기회 아닌 위기 걱정해야…

올해 수입 철근 시장을 견인한 동력은 저가매력이었다. 하지만 향후 수입 철근 시장을 불안하게 보는 가장 큰 이유 또한 저가매력이다. 정확히는, 저가매력의 상실이다.

톤당 10만원을 넘나들던 국내산-수입산 가격차가 5만원 이내로 좁혀졌다. 11월 하순 현재 국내산 철근 최저가격(82만5천원)과 수입산 철근 최고가격(79만원)을 비교하면, 톤당 3만5,000원의 격차까지 좁혀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두 제품군 사이에는 한국특강과 가공장 매물, 단압철근 등 수입 철근의 대체가 가능한 경쟁물량이 수두룩하다. 이들 철근까지 감안하면, ‘국내산-수입산 철근 가격이 사실상 맞붙는 상황까지 왔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가격이 맞붙는 상황은 무엇을 뜻하는가. 더 이상 수입 철근이 저가매력의 우위를 점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각성해야 할 의미는, 수입 철근 재고가 부족해도 가격인상이 불가능해 진다는 것이다. 동시에, 국내산 유통가격이 떨어지면 함께 밀려 내려가야 한다. 즉, 향후 시장에서 수입 철근 스스로 판매가격이나 수익구조를 결정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종합하면, 수입 철근의 재고부족이 판매가격을 지탱하거나 끌어 올릴 수 있는 것은 국내산-수입산 가격차가 넉넉할 때 유효한 일이다. 전체 철근 시장이 극한 수요공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수입 철근에 국한된 재고부족의 한계는 너무나 분명하다.  

▶ 오퍼가격 상승은 호재인가? 악재인가?

해외 메이커들의 오퍼가격 인상이 수입업계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과거의 경험에서는 재고부족 상황에서 해외 메이커들의 오퍼가격 인상이 맞물리면, 수입 철근 시장의 호시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베트남 호아팟 철근이 종전(553~558달러) 대비 4달러~9달러 높은 톤당 562달러(SD400∙D10,CFR)에 수시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산 철근 역시 현지 메이커의 생산차질로 내수 집중도가 높아지면서 한국향 수출 가격이 톤당 8만4,000엔(CFR) 선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재료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저가 동력을 상실한 수입 철근은 국내산의 움직임을 의도치 않게 추종하는 신세가 된다. 재고부족까지 언제든 무력화될 수 있는 시장에서, 오퍼가격 인상은 ‘시세상승의 호재’가 아닌 ‘수익구조를 악화시키는 원가상승의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가파르게 조정을 받은 원/달러. 역대급 저점을 뚫고 내려간 원/엔 등 환율은 수입시장이 원치 않는 시점에 복병 역할을 하던 변수임을 각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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