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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철근 가격인상 "시장에 미칠 영향은?"
4월 철근 가격인상 "시장에 미칠 영향은?"
  • 선승태 전문위원
  • 승인 2022.04.04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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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태(구리철강)의 지피지기 철근시황은 현업에서 느끼고 바라보는 생생한 시황을 전하고자 마련됐습니다. 철근 시장에 대한 주관적인 사견을 정리한 것이므로, 원고 내용을 거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철근 시황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견주어 보는 의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월 1일부로 국내산 철근의 가격 인상(강종+규격 엑스트라)이 단행되었다.

가격 인상 확인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가격산출표를 다시 만들고, 판매처에 가격 제시 방식을 변경하는 것이었다. 4월 1일부 제강사 대리점 출고가격이 SD400 D10 1,128원/kg이니까, 가격산출표에 ‘SD400·D10’ 가격만 입력하면 나머지 가격은 자동으로 산출되도록 했다. 당분간 판매처 가격 제시는 혼선을 방지하고자 ‘SD400·D10 기준 도착도 0,000원/kg에서, 자체가격 도착도 0,000원/kg(예:SD500 D22 자체가 도착도 1,163원/kg)’으로 변경하였다.
 

‘강종’과 ‘규격’ 엑스트라 인상에 따른 적용은 다소 혼선이 있을 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가격체계가 향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다.

■ SD400·D10 철근의 상대적 평가절하?!...”향후 의미는 다를 것”

이번 가격 인상에서 가장 메리트 없는 것은 ‘SD400·D10’과 ‘SD300’이다. SD300은 사양 강종이니 논외로 하고, SD400·D10만 생각해 보자.

SD400·D10 철근은 구매자 입장(유통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생산자 입장(제강사)에서는 제조공정이 길어 생산원가가 가장 높다. 공정상 생산원가가 가장 높은데, 이번 엑스트라 인상에서는 제외됐다. SD400·10이 ‘기준가격’로서의 역할을 해 왔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치장을 보유한 업체는 뜻밖의 가격 인상으로 발생한 비축재고의 이익을 산출하며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SD400·D10에 대해서는 ‘3월 대비 2만6,000원이 올랐으니, 나름 만족하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4월 이후 SD400·D10의 메리트가 지금과 같을까?

4월 철스크랩 가격이 ‘보합’만 유지 돼도, 5월 철근 기준가격은 최소 5만원 이상 인상이다. 즉, 4월은 시작부터 ‘5월 가격 인상’이라는 뒷배를 가지고 시작하게 된다. 제강사 입장에서 넉넉한 수요처 발주를 기반으로 최적생산 유지에 부담이 없을 것이고, 오히려 더욱 엄격한 최적생산 체제 운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 공정상 생산원가가 높은 SD400·D10은 건설사(실수요)에 우선 배정되고, 대리점 배정은 최소화 되어 재고부족(이하 ‘쇼트’라 표현)이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SD400·D10의 쇼트로 인한 시장의 대응은, ▲수입산 대체 사용 ▲SD400·D10만 프리미엄(+10~20원) 발생 ▲SD500·D10을 SD400·D10으로 대체 사용 순으로 진행 될 것이다.

즉, 쇼트가 가장 빠르게 오래 유지될 확률이 높은 구색이 SD400·D10이며, 그 메리트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본다.

■ SD400 대체하는 SD500·600 수요 예상…”강종별 비축 구성 유의해야”

SD400을 대체하는 SD500. SD500을 대체하는 SD600의 판매 증가세가 예상된다. SD400·D10 쇼트의 장기화는 D13 ⇨ D22·D19·D16 ⇨ 전 규격 순으로 규격 쇼트를 발생시키고, SD400 ⇨ SD500 ⇨ SD600 ⇨ 전 강종 순으로 강종 쇼트를 발생시킨다.

2021년 상반기에 전 규격·전 강종 쇼트가 발생되었을 때, 일부 제강사가 수익성 좋은 SD600과 SD500 생산에 치중한 적이 있다. 올해도 4~5월 수요 증가와 제강사 최적생산이 강화되어 쇼트가 발생한다면, 제강사는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SD500·SD600의 생산·판매에 무게를 실을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철근 유통 하치장에는 SD400을 대체하는 SD500. SD500을 대체하는 SD600 재고가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치장을 보유한 업체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재고 수익성이 증가하여 당장 좋을지 몰라도, 쇼트 상황에서 ‘SD400을 대체한 SD500·600 비축에 각별히 유의하지 않는다면, 현재의 수익을 모두 반납할 수도 있다’는 점에 경계해야 한다.

■ 수입 철근 엑스트라 인상은 누가? 어떻게?...’혼선 예상’

수입산 철근도 국내산 철근을 추격하는 가격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상된 엑스트라(강종·규격) 대해서는, 그 주체가 누가 될 지 궁금하다. 국산 철근은 가격 결정권자(제강사)의 가격정책이 시장에 즉시 반영되지만, 수입 철근은 이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듯하다. ‘누가, 언제, 어떻게, 다수의 의견을 종합해서, 어떤 가격 정책을, 어떻게 고지하여, 시장에 적용할 것인가?’

국산 철근 보다는 느리겠지만, 수입 철근도 어떻게 든 기존 가격체계를 변경하여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설사 수입업계 스스로 엑스트라 인상에 나서지 않는다 해도, 타의(해외 메이커)에 의해서라도 강종·규격 엑스트라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 유통, 열악한 실수요 대응여건 지속…’제강사는 명분·실리 확보’

철근 유통업계의 건설사(실수요) 수주는 열악한 여건이 지속될 전망이다. 만약 이번 가격인상에서 제강사가 기준가격 인상폭을 키워 유통(일반)판매 가격과의 격차를 크게 줄이거나 일원화했다면, 유통업계의 실수요 수주가 용이해 졌을 것이다. 하지만 강종과 규격의 엑스트라 인상에 초점을 맞추면서, 유통업계는 매입원가 증가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

반면, 엑스트라 인상을 선택한 제강사는 △기존(철스크랩에 기반한) 철근 가격결정 시스템의 원칙과 명분 유지 △일시적인 가격 인상보다, 지속적인 가격인상 효과로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 △유통업체와의 경쟁을 최소화한 실수요 수주경쟁력 유지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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