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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철근 유통, 보합→대치…월말전선 변화
[분석] 철근 유통, 보합→대치…월말전선 변화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8.25 08:2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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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시장의 ‘보합’ 전선이 ‘대치’ 전선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단순히 우천일 때문이라기보다, 판매처와 수요처 모두 거래를 미루고 일시적인 줄다리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번 주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86만원 선의 보합 기류가 뚜렷했다. 자금이 급한 일부 유통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유통점들이 매출 만회 여부와 상관 없이 사실상 판매를 중단했다. ‘감당하기 힘든 최저가만 요구하는 수요처들의 입맛을 맞추느니, 차라리 판매를 멈추겠다’는 입장이다.

‘원래 없었던 수요’와 ‘태세가 달라진 공급’ 모두, 소위 ‘잠궜다’는 표현이 적당한 분위기다. 유통업체들은 ‘제강사가 밀어내기 판매로 월말을 흔들지 않는다면, 이대로 8월 시장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근 유통시장이 대치 전선으로 바뀐 이유는 뭘까. 상황을 네가지 정도로 풀어볼 수 있다.
 

첫번째는, 제강사의 고마감 언질이다. 

이번 주초에 주요 제강사가 ‘8월 판매분에 대해서도 고마감 방침을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적자마감의 공포가 빠르게 확산됐다. 동종 제강사들의 고마감에도 예외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믿고 가자’던 막연한 약속과 기대가 결국 큰 실망으로 남았던 과거의 경험을 떠올린 것이다.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조금만 버티면 만회할 기회가 있다’는 기대마저 어려워지면서, 리스크 조절의 경각심이 높아진 것이기도 하다.  
 

두번째, 혹시 모를…시황 변화의 관찰이다. 

아무리 심한 경기침체라 해도, 성수기와 비수기의 기복은 있는 법. 광복절 연휴 이후에도 실수요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지만, ‘여름 내 악재들로 밀렸던 실수요가 성수기 초반 반짝 회복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도 은근하다.  

비수기 동안 물러섰던 제강사의 태도변화도 주시하는 변수다. 실수요의 숨통을 트는 성수기에 진입하면, ‘제강사가 할인축소의 고삐를 당겼던 과거 패턴이 재현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일시적일지라도, 수요회복과 할인축소(또는 고마감)의 자극으로 시중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적어도, ‘8월 말의 판매가격보다 9월 초 가격이 못하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다.
 

세번째는, 설마 더 떨어질까…바닥인식이다. 

8월 말 현재 국내산 철근 유통가격은 ‘기준가-9만원’ 안팎까지 무너졌다. 유통향 일반판매에 적용해온 (+)8만원을 반납한 것은 물론, (-)8만원 선까지 넘어섰다. 역대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기준가-10만원’ 이상의 가격구조도 목전에 두고 있다. 어떤 관점으로 보든 간에, 현 시점의 철근 유통가격은 대단히 상징적인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90만원 선이 깨지고 85만원 선에 근접하면서 제강사들의 저항감이 부쩍 강해진 것도, 수익구조의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원가 논쟁을 떠나, 제강사나 유통점 양쪽 모두 호흡이 거칠어 진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궁지에 몰린 철근 업계의 반발심이 어떤 식으로 든 시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관찰심리가 강하다. 
 

네번째, 강해진 월말 기피 현상이다.

철근 시장에서 수요처와 판매처 모두 월말 거래를 기피하는 패턴이 강해졌다. 유동성 경색이 심각한 철근 시장에서, 월말구매 물량의 빠른 결제시점은 수요처들이 월말거래를 기피하는 핵심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판매처들도 월말을 기피하는 문제까지 겹쳤다. 월초→월말로 갈수록 시중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적자판매가 뻔한 월말거래’를 회피하는 판매처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월말 시장에 ‘안 사고 안 파는’ 조기파장 패턴이 점점 강해지는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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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2023-08-25 11:59:47
참-~~~~~애쓴다. 밥값은 해야지만 말입니다..
순리대로 가면 될것을....

장** 2023-08-25 09:58:47
밀가루 가격이 빠지면, 빵값도 떨어지겠지?
그렇지 않으면,
도둑님들 ~~~~놀부님들~~~~

장** 2023-08-25 09:14:54
희망을 가지고 사는 것은 좋은 일이여~~~
단, 현실을 직시하고 정확한 대/내외적인 변수를 고려하여야.........
더 이상 ~~~~카더라 통신에 휘둘리지 않기를.......
적자를 보면, 누가 날 도와주나?
내가 판매가 부진하면 누가 날 위로해 주나?
부실이 있으면, 누가 날 대신해 주나?
모든게 내 책임이요.. 그러니, 모든이들이 발바닥의 x처럼 생각하지...
제발 !!! 정신들 쫌~~~~~~

박** 2023-08-25 09:06:58
이제 막바지 더위... 갑자기 이런 노래가 생각이 나네요..
Edith Piaf - La vie en r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