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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철근 하락장, "이제는 원가 전면戰"
[분석] 철근 하락장, "이제는 원가 전면戰"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8.18 04:2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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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 없이 무너진 철근 가격이 원가마저 파고 들었다. 저가경쟁력을 과시하던 수입산 철근까지 원가 방어선이 뚫리면서, 철근 업계의 위기감이 전방위로 높아졌다. 시중 철근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 생산원가의 물리적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최근 철근 제강사의 총원가는 톤당 85만원~90만원의 구간으로 파악된다. 이를 기준으로 볼 때, 8월 중순 현재 톤당 85만원~86만원까지 무너진 국내산 철근 유통가격은 총원가 구간을 지나 생산원가를 위협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과거 철근 시장에서 익숙했던 원가개념이 직접적인 ‘생산원가’였다면, 총원가는 생산원가에 판매∙관리비 등 여타 부대비용을 포함한 최종원가를 말하는 것이다. 즉, 철근을 만들어 파는 실질적인 손익분기점이다. 

최근 년도 철근 원가는 과거의 셈법을 크게 벗어나 있다. 생산원가 영역에서는, 원자재인 철스크랩 이외에도 전기요금과 부자재, 생산 인건비 등이 크게 뛰었다. 판매∙관리비 영역에서도, 운반비나 관리 인건비, 외주가공비 상승 등의 부담이 더해졌다. 원자재를 제외한 여타 생산원가나 판매∙관리비가 급증하면서, 포괄적인 총원가의 개념이 주목받게 됐다.  

생산∙판매를 위한 고정비는 크게 늘어난 반면 수요 감소로 인한 감산 탓에, 철근의 (톤)단위 원가가 크게 높아졌다. 
 

원가 뚫린 철근 시장, "불안한 최저價 추격"

철근 유통점들 사이에서 ‘90만원 미만의 할인마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계산도 원가충돌을 의식한 것이다. 후정산 없는 A제강사를 포함해 7월분 계산서가 예외 없이 톤당 90만원 이상으로 발행된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마감원가 경쟁력이 가장 높은 대형 유통점조차 시중재고를 사서 파는 고육책을 선택한 것도 무관치 않은 일로 보고 있다. 일부 제강사는 ‘감당 못할 저가판매에 나설 바에, 차라리 시중재고를 사서 팔라’는 입장을 자사 유통점에 전달하기도 했다.  

막연한 후정산 기대로 최저가를 추격을 멈추지 못한 대다수 유통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매출확보를 위한 최저가 추격으로 인해, 치명적인 적자판매의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음 커지고 있다.   
 

수입 철근, 저가 경쟁력 소진…"신규 수입 포기"

무한의 저가경쟁력을 과시하던 수입 철근은 국내산보다 먼저 하락장을 멈췄다. 적자판매의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철근 수입업계 스스로 최저가 추격을 중단한 것이다. 원가보다 낮은 적자판매의 굴레를 키우지 않겠다는 의지다. 

8월 중순 수입 철근 1차 유통가격은 원산지별로 톤당 78만원~79만원의 보합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까지 최저가 투매에 나섰던 일부 수입업체의 가격과 비교하면, 1만원~2만원 오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수입 철근 가격하락에 제동을 건 것은, 적자판매다. 예상을 뛰어 넘은 ‘판매가격 하락’과 뜻밖의 ‘환율 급등’이 맞물리면서, 수입 철근 시장은 순식간에 적자구간에 들어섰다. 중국산 철근을 기준으로, ▲6월 계약은 톤당 580달러 안팎 ▲7월 계약은 톤당 570달러 선이었다. 크게 뛴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수입원가는 80만원~81만원(부대비용 포함). 최소 톤당 2만원~3만원 적자판매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8월에는 최초 오퍼보다 20달러나 내린 수정오퍼(565달러)에도 수입업계는 신규 계약을 포기했다.  
 

리스크 커진 철근 시장…예측불허 충격 '걱정'

무기력하게 하락장을 관망하던 철근 시장의 공포가 깊어 졌다. 공급 여부를 결정하는 제강사나 수입업계는 물론, 유통점과 수요업계까지, 철근을 사고 파는 거래에 대한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적자판매 위기감이 하락장을 반드시 멈춰 세우는 것은 아니다. 과거 출혈경쟁 시장에서는 국내산이나 수입산 모두 깊숙한 적자판매를 경험했다. 다만, ‘대중없이 무너지던 철근 가격이 직접적인 생산원가를 압박하는 위험수위까지 도달한 것’은 분명 이전과 크게 다른 의미다.

긴장할 문제는, ‘당분간 추가적인 원가하락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통제 불가능한 상황변화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졌다.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모두 최후의 보루인 원가 방어선이 뚫린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한 상황변화의 부담이 크다. 장기 하락장의 피로감이 높아진 국내 철스크랩의 가격반등이나, 더 이상 오퍼 가격을 낮추지 않는 해외 메이커들의 수출 가격 인상 등이 향후 철근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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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2023-08-18 09:09:37
k-ifrs의 기준에 의하면, 기계장치의 감가상각은 5년이지 아마..
그럼, 국내에서 500/600 강종 생산할때, 수냉철근을 하는데, 이미 감가상각이 다 끝났고, 그리고, 강종별 단가차이가 500+4만원/600+8만원 (400대비)
대한~~~~~민국 물값이 세계에서 제일 비싸지....아마
물만 스치면, 4만원 인상, 물만 티면 8만원 비싼데...
좋구나..
외국에서도 이렇게 500/600강종을 비싼지?? 아닌데...
중국산, 일본산도 그렇지 않은데....

박** 2023-08-18 06:50:07
회계기준이 k- ifrs인데. 이는 나라가 기업이 이현령비현령 하니, 정확한 국제적인 기준으로 하라는 건데...
기업이 공시를 할때도 회게기준에 맞추어 공시,발표를 하고, 투자자도 이를 근거로 하는데..
그럼, 지금껏 k-ifrs기준에 벗어난 건가?
회계하자. 회계하자...
이 시점에 왜 뜬금없이 원가?
회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