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7 06:03 (수)
심상치 않은 운송대란, 철근 시장 ‘위협’
심상치 않은 운송대란, 철근 시장 ‘위협’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11.04 0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요소수 품귀..운송대란 공포 확산
시동 걸리던 실수요, 가을장마 악몽 되풀이 걱정
운송대란 변수 셈법 제각각…수요·공급 둘 다 ‘발목’
성수기 후반전, 경우의 수 늘어나…’거래혼선 부담’

심상치 않은 운송대란 변수가 성수기 후반 철근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안전운임 일몰제와 안전운임 전차종·전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11월 중순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운송차량의 필수 소모품인 ‘요소수’ 품귀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운송대란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철근 시장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운송대란의 체감이 아직 본격화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뒤늦게 탄력을 받고 있는 실수요 시장은 물론 유통과 가공 등 전반의 흐름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유불리를 따지는 셈법도 제 각각이다. 물론, 당분간 운송차량의 수배능력에 따라 철근 거래의 변별력이 발생할 순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는, 일방적인 유불리를 따지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

철근 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함께 멈춰 서기 때문이다.

제강사는 원자재인 철스크랩 조달과 생산된 철근의 출하 모두 부담을 떠안게 된다. 유통시장도 사고 파는 거래가 어려워질 뿐더러, 가공업계 또한 원철 조달과 가공된 철근의 납품 모두 발목이 잡히게 된다.

갈 길 바쁜 건설현장도 운송대란으로 타격을 받는다. 철근 조달이 어려워지는 것 뿐만 아니라, 레미콘 차량, 굴착기와 지게차 등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중장비의 운행도 차질을 빚게 된다. 즉, 건설현장도 공사가 중단되는 위기를 맞게 된다.

“철근 시장의 계절성, 개별 유불리보다 더 중요해”

주목해야 할 것은, 철근 시장의 ‘계절성’이다. 뜻밖의 가을장마로 이미 성수기 철근 시장이 크게 틀어진 상태다. 여기에 운송대란으로 남은 성수기 시장마저 밀릴 경우, 감당하기 힘든 수급왜곡의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다. 공사현장의 철근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동절기에 진입하면 기상여건 탓에 공사(=철근수요)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남은 성수기 동안 보유재고를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고 연말을 맞으려 했던 유통시장의 리스크가 커진다.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모두 보유재고 조절에 실패할 경우, 고스란히 떠안고 가는 보유재고의 가격만 떨어지는 아찔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운송대란으로 철근 거래가 미뤄 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운송여건이 더 나빠지기 전에, 철근을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건설현장의 수요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계절 실수요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가수요까지 더해지면서, 11월 들어 철근 가공시장의 발주와 조기납품 요구가 크게 증가했다.

철근 유통시장에서는, 또 다른 희비가 공존할 수 있다.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운송대란이 극심해질 경우 제강사 출하가 실수요 계약물량에 쏠리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제강사의 유통향 출하가 감소할 경우, 유통시장 내 보유재고가 소진되고 시세회복의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운송대란이 더 심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보유재고를 소진하려는 유통업체들의 저가 투매가 늘어날 수 있다. 이럴 경우, 철근 유통가격의 하락으로 수익구조 압박이 커질 수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