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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인천 철근 투자, “숙원 이룰까?”
현대제철 인천 철근 투자, “숙원 이룰까?”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10.25 0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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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설비투자 TFT 공식 가동, 본격 검토 ‘착수’
철근압연·소형압연 단일라인 밑그림, 효율성 구축
노후화된 전기로 기반, 미래경쟁 한계..경쟁우위 위협

현대제철이 인천공장 철근 설비투자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탄소중립을 겨냥한 전기로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재편, 동종 제강 간 미래경쟁 등 대내외 환경변화로 경쟁우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인천공장 철근 설비투자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기술진을 중심으로 한 TFT가 지난 주에 공식 출범한 상태다. 철근 설비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행보다.

현대제철 인천 철근 투자는 수년에 걸쳐 수면 위를 오르내렸다. 신예화를 통한 노후설비의 경쟁력 확보 뿐만 아니라 고로 중심의 설비투자 기조에서 전기로 사업, 특히 인천공장의 소외감 탓에 노조 측에서도 회사를 압박해온 단골 화두였다.

현대제철의 인천 철근 투자는 갑작스런 얘깃거리가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설비투자의 방향성과 설득력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현대제철의 중장기 투자계획에서 빠지지 않고 우선순위를 다퉈왔다.

■ 철근 설비투자 밑그림, 사업재편·효율성 ‘복안’

오랜 시간 검토를 이어온 인천공장 철근 투자의 밑그림은 이미 존재한다. 달라진 대내외 여건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사업재편과 최적화 방안을 다시 조율할 전망이다. 그것이 새롭게 가동되는 TFT의 역할로 판단된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라인은, 철근압연(철근전용)과 소형압연(철근·형강 병행) 두 곳이다. 두 생산라인 각각 60톤과 90톤의 개별 전기로를 기반으로 합산 155만톤/년의 압연능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인천공장의 철근 생산라인을 하나로 통합하는 투자를 구상하고 있다. 철근압연과 소형압연을 묶어 연간 150만톤 규모의 단일 생산라인을 만들어 내는 골자다. 연간 155만톤의 기존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설비능력의 확장보다 효율적인 생산라인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춘 복안으로 판단된다.

사실상, ‘신예화’라기보다 제강과 압연을 포함한 ‘새로운 공장’을 짓는 것이나 다름 없는 투자다. 검토되는 투자금액 또한 6,000억원 규모로 대단위다.

인천 철근 투자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요소는 ‘코일철근’이다. 동종 철근 제강사들의 코일철근 투자 고민이 깊었던 2016년, 현대제철은 경쟁적인 중복투자 대신 대한제강과의 파트너십(굵은 철근↔코일철근 스왑)을 선택했다.

현대 측은, ‘코일철근은 이번 인천 설비투자에서 필수적인 검토사항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년도 들어 코일철근 스왑거래가 여의치 않아진 데다, 철근 실수요 시장에서 ‘가공’과 ‘코일철근’의 연계성도 더욱 강해졌다. 코일철근의 외주생산이나 코일철근을 대체할 수 있는 자동화설비 개발 등 다양한 보완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코일철근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 실정이다.

300억원~400억원 규모의 코일철근 투자부담이나 자체 생산능력 확보 여부를 떠나서도, 향후 철근 사업에서 코일철근 관련 매듭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 대내외 환경변화, 경쟁우위 위협…절실해진 ‘미래 동력’

전기로 사업은 현대제철이 고로에 역량을 집중해 온 동안에도 묵묵히 제 몫의 역할을 이어왔다. 고로사업의 부진을 만회하는 구원투수이자,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의 변화가 전기로 사업의 차세대 경쟁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 조직이 고로사업본부와 전기로사업본부로 나뉘면서, 신예화 투자가 미뤄져 온 전기로 사업의 취약한 기반이 두드러지게 됐다. 노후화된 전기로 설비기반에서는 생산 효율성은 물론 차세대 고부가 시장 대응의 한계도 크다.

탄소중립의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도, 전기로 설비투자의 설득력과 명분이 커졌다. 현대제철은 탄소중립 시대를 겨냥해 수소환원제철과 신전기로 기술 개발에 미래비전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후화된 전기로 기반 설비에 대한 투자로, 운영 효율성과 원가경쟁력을 높여 환경비용의 상승 부담을 줄여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철근 산업계의 경쟁 강도가 크게 높아졌다. ▲대한제강과 와이케이스틸 합병·와이케이스틸 당진 이전 ▲한국특강 신규 진입 ▲한국철강 설비투자 검토 ▲동부제철 철근 사업 검토 등 철근 산업의 미래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쟁우위를 위협하는 대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투자 등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의 설득력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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