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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②]논란의 중심에 선 포스코, 코일철근 양산…'갑론을박'
[특집②]논란의 중심에 선 포스코, 코일철근 양산…'갑론을박'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2.23 04: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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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중공철근 등 국내외서 봉형강 시장 압박
코일철근 생산, '첫 발' 아니라 '나머지 한 발' 의미
코일철근 투자 문턱서 멈춘 건 중복투자 경각심
직선철근 포함 본격적 철근 진출 단초될까 걱정

포스코의 코일철근 양산 이슈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물밑으로 진행되던 양산 검토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최대 철강기업 포스코의 철근시장 진출을 두고 진위와 타당성에 대한 공방이 뜨겁다.

질문공세를 받은 포스코 측은 소문을 부인하지 않았다. ‘유휴 선재설비를 활용한 코일철근 양산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 포스코 내부적으로 코일철근 양산에 대한 찬반이 충돌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포스코의 행보는 적극적이다. 

2월 하순에도, 코일철근 수요처인 가공업체에 이어 철근 제강사를 접촉하는 등 시장의 니즈와 협업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바짝 다가선 포스코 코일철근 양산 이슈가 철근 업계의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

■ 포스코의 철근 시장 진출 “처음은 아닐 텐데...”

포스코의 코일철근 이슈가 철근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포스코의 철근 시장 진출은 처음이 아니다. 

포스코는 자사 강건재 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 런칭 이후 꾸준히 강건재 시장을 공략해 오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상업화에 나선 ‘STG800 중공철근’이 대표적이다. 중공철근은 소구경 후육 강관의 표면에 돌기를 만든 건설용 자재로, 기존 철근의 대체재 성격을 갖는다. 중공철근은 ▲철근의 절반 수준 무게를 내세운 경량성 ▲자재비 절감 ▲고강도(항복강도 400MPa급) ▲용접성을 내세워 흙막이 등 토목공사의 중대형 철근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같은 이노빌트 안에서는, 하이브리드 합성보 ‘S-Beam’이 기존 H형강 시장을 좁혀오고 있다. 

STG800 중공철근과 이형철근의 비교 사진
포스코가 개발한 STG800 중공철근과 이형철근의 비교 사진

포스코는 직접적인 철근 시장 진입으로 마찰을 빚기도 했다. 포스코의 베트남 생산법인 포스코-야마토 VINA(구.포스코 SS VINA)에서 생산된 철근을 2015년~2017년까지 한국으로 들여왔다. 동일 공장에서 생산된 H형강(RH)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H형강 수입시장의 주축 공급선으로 자리매김 했다. 실제, 최근 5년 간 포스코산 H형강의 평균 수입비중은 전체 수입량의 38% 수준에 달해 최대 공급축 역할을 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의 자회사를 통한 BH형강 공급까지 크게 늘려 전방위적인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의 코일철근 양산은, 봉형강 시장 진입을 위해 내딛는 ‘첫 발’이 아니라 ‘나머지 한 발’을 마저 담그는 의미로 볼 수 있다.

■ 철근 제강사의 거부감은, 코일철근인가? 포스코인가?

포스코의 코일철근 양산 소식에 동종 철근업계는 난색이다. 코일철근 시장에서의 유불리를 떠나, 거대 철강기업 ‘포스코’의 직접적인 ‘철근 시장 진입’이라는 상징성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돈이 없어서 (코일철근 투자를)안 했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동국제강의 코일철근 진입 시점이던 2015년~2016년, 현대제철과 한국철강 등 복수의 철근 제강사들이 코일철근 설비투자를 적극 검토한 바 있다. 2021년 현대제철의 인천 철근 투자 이슈에서도, 코일철근이 오르내렸다. 신규 철근 제강사인 한국특강까지 코일철근 투자를 고민했다.

하지만 철근 제강사들이 매번 코일철근 설비투자의 문턱에서 멈춰 섰던 것은, 동종업계 중복투자에 대한 경각심 때문이었다. 최근년도 철근 대란이 큰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철근’은 만성적인 공급과잉 산업으로 구조조정 대상의 우선순위에 이름을 올려 왔다. 

코일철근이 가공시장의 필수소재로 자리잡은 것은 맞다. 하지만, ‘성장성의 한계’가 신규 설비투자의 큰 부담으로 작용해 온 것도 사실이다. 10년 이상 코일철근 시장을 선도했던 대한제강 평택공장이 직선철근 생산을 위해 추가 설비투자의 부담을 감수했던 것 또한 중요한 시사점이다. 동국제강 포항 봉강공장 역시 과거 공장폐쇄의 고민을 코일철근 투자로 선회했지만, 상시적인 비가동 운영의 부담(고정비)을 떠안고 있다. 

철근 제강업계는 “‘자급자재’ 성격이 강하고 ‘바터(barter)’의 기능이 중요한 코일철근 시장의 특성을, 포스코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지 의문스럽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철근 제강업계의 반감은 코일철근 때문만은 아니다. 더 큰 우려는, 거대 철강사 포스코의 진입이다. 과거의 불문율을 깨는 씁쓸함을 차치하더라도, 이번 코일철근이 직선철근을 포함한 본격적인 철근 시장 진입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것이다. 주요 철강재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의 제강사가 밀집한 철근 산업이 진흙탕 싸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한국특강이 합류한 철근 산업의 생산능력은 역대 최대치에 근접한 1,285만톤(제강+단압) 규모로 늘어났다. 반면, 건설경기의 추락으로 900만톤 대 중반의 철근 수요 전망. 즉, 300만톤 이상의 공급과잉 시장을 10여년 만에 맞게 됐다. 2년 2개월 동안 버텨온 기준가격이 연초 두 달도 안돼 무너진 철근 시장의 공포를 포스코는 공감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 3편 연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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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2023-02-23 10:13:52
내로남불 인가?
대우건설, 동아건설, 경남기업, 삼호등이 최고가를 달릴 때, 이런 아파트는 프리미엄도 있었지 아마?
한보철강, 강원산업등이 최고였을 때, 중소 제강사들은 감히, 우러러 보지도 못했지 아마...
모든 것은 내 안에 있소이다........

20세기초. 100년도 더 지난 과거 미국에서 석유산업의 독점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스탠다드 오일을 미국 대법원이 34개로 갈갈이 찢었지 아마....... 독과점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