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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격변하는 철근 수입 시장은?” - 안윤근 다우에스앤티 대표
[특별대담] “격변하는 철근 수입 시장은?” - 안윤근 다우에스앤티 대표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1.04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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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줄었지만 저가판매 감소 변화..실속 회복 긍정적”
“퇴보적 경쟁구도 탈출, 지난해 변화와 성과 큰 확신”
“철근 시장은 상승장 초입..적어도 상반기 상승세 예상”
“대세변화의 빠른 적응력, 구매와 판매 최적화 중요해”

지난해 철근 수입시장의 최적화 변화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원자재 대란의 충격이 컸던 지난 연말에는 적극적인 생존전략의 고삐를 당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새로운 대세의 물결에 올라선 수입 철근의 변화가 올 한해 시장을 견인할 또 다른 주축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안윤근 다우에스앤티 대표와 수입 철근 시장의 변화를 진단해 봤다.

Q> 2020년의 철근 수입시장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A> 지난해 국내 철근 수요가 100만톤 가깝게 감소했던 것으로 봅니다.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책으로 여러가지 세제 개편이 실행되면서 건설사들의 심리적인 위축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철근 수요시장만 놓고 보면, 지난해는 매우 열악한 여건이었던 게 맞습니다.

하지만 철근 업계 전반의 최적화 트렌드가 주효했습니다. 국내산 철근 시장을 주도하는 제강사는 물론, 수입업계도 시장대응의 변화가 뚜렷했습니다. 그동안 수입업체들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자금회전을 위한 원가 이하 저가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2019년만 해도, 수입 철근 시장은 톤당 10만원을 넘나드는 판매적자를 떠안는 등 아찔한 위기를 겪기도 했죠.

‘재무건전성이 취약했던 업체들이 정리되면서, 발전적인 경쟁모델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을 지난해 철근 수입시장의 특징으로 꼽고 싶습니다. 수익이 나지 않을 때는, 수입량을 줄이면서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가격 또한 수입원가 이하의 출혈판매가 없었다는 겁이다. 그 결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많이 줄었지만 수익성은 큰 폭으로 올라갔습니다.

안윤근 한국수입철강협의회장·다우에스앤티 대표
안윤근 한국수입철강협의회장·다우에스앤티 대표

Q> 말씀처럼, 수입업체는 물론 국내외 상사 등 업계 재편이 두드러졌다. 이러한 재편이 향후 철근 수입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합니까?

A> 그동안의 철근 수입시장은 퇴보적인 경쟁구도에 갇혀 있었습니다. 즉 시장의 수요는 무시한 채 자금회전만을 위해 수입 계약량을 늘리고, 동종 수입업체끼리 무분별한 출혈경쟁을 벌이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수입업계의 재편으로 ‘최적화’ 트렌드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지난해의 변화와 성과가 수입업계에도 큰 확신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철근 수입업계의 자정기능이 강화되면서 매출이 아닌 적정 수익을 위한 수입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글로벌 원자재 대란의 충격으로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 올해 철근 수입시장의 흐름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A> 올 한해 철근 수입시장에 대한 전망은 ‘물량’과 ‘가격’을 나눠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

먼저, 철근 수입물량은 우리나라와 수입대상국 시장의 변동성 리스크 때문에 적극적인 거래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시점에 따라 기복이 있겠지만, 올 한해 월평균 5만톤 안팎의 안정적인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가격에 대해서는, 좀 더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 글로벌 철근 시장은 상승장의 초입부분에 들어섰다고 봅니다. 그동안의 긴 터널을 지나 이제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는 지점에 와 있다는 것입니다. 초저금리가 뉴노멀이 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수익을 찾아 자금이 실물시장에 쏠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2023년까지 제로금리이고, 중국은 지난 11월부터 모든 분야에서 성장 액셀을 밟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의 순풍이 불고 있기에, 앞으로도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실물경제의 회복에 따른 자금이 중국으로 몰려 들어 위안화의 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이로 인해 달러화로 표시되는 철근 수출 오퍼가격의 상승이 불가피해 졌습니다. 또한, 달러화 약세의 여파로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 철근 수입 가격은 적어도 상반기 동안은 상승장 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물론 중간에 조정을 거치면서 횡보하는 기간도 있겠지만, 연말까지 계단식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Q> 국내외 철근 시장의 환경 변화를 고려할 때, 올 한해 수입업계의 효과적인 대응전략과 주안점을 듣고 싶다.

A> 시장상황이 급변하면, 그만큼 적응도 빨라야 합니다. 특히, 대세 상승기에는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최근 가격 급등 상황에 긴장과 흥분도 되지만,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과거 2008년의 가격상승은 민간수요와 제품가격에서 시작된 상승장이었다면, 지금은 SOC투자 등 정부 주도의 수요창출과 원자재 가격에서 출발한 상승장으로 비교 됩니다. 따라서, 선행지표인 철광석과 철스크랩 가격을 면밀하게 모니터 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철근 수입업계의 ‘구매’와 ‘판매’에서도 최적화 노력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철근 수입업체들이 정보교류를 통해 적정 수입량을 유지한 것처럼, 올해도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시장수요에 맞는 수입계획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판매에서도, 시장상황에 따라 적절한 판매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내산 대비 저가판매의 고정관념을 갖기보다, 수입원가나 수급상황의 설득력에 따라 국내산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판매도 가능한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수입 철근 거래를 고려하는 실수요처나 유통시장에 조언을 부탁한다.

A> 수입 철근 시장이 크게 바뀌었지만, 수요업계의 인식은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10여년 전 중국 당산 단압 밀을 위주로 철근 수입이 이뤄지던 시절에는 여러가지 악재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해외 선진국 시장에서도 인정 받는 중국의 사강과 영강 등 고로 철근과, 두터운 신뢰를 쌓아온 일본산 철근이 수입시장의 오랜 주류가 되었습니다.

전량 우리나라의 산업표준(KS) 인증을 취득한 제품들로, 품질은 물론 강종과 규격, 특수철근까지 결코 뒤처지지 않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해 합리적인 구매선 다변화에 나서 주길 바랍니다.

Q> 지난해 다우에스앤티의 건실한 운영도 큰 주목을 받았다. 동종 업체들과의 변별력을 만들어낸 특별한 노력이 있는가.

A> 글쎄요. 특별함이라 말하기엔 부끄럽습니다. 굳이 꼽자면, 상시적인 리스크 관리로 안정적인 거래에 주력했던 것이 좀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수입산 철근 수요처들은 불안정한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강종과 규격을 안배해 1만톤 이상의 상시적인 보유재고를 운영했습니다. 물론 재고운영에 대한 부담은 크지만,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신뢰를 갖는 수요처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리스크 관리에도 각별한 노력을 쏟았습니다. 환율 변동을 예측·분석하는 외환전문가들과 항상 소통하면서 선물환 계약을 체결해 왔습니다. 특히, 국내 은행들과 1억달러 정도의 선물환 약정이 체결되어 환리스크 헷징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갖추게 됐습니다. 리스크 관리는 특정 시황의 이익을 덜 보더라도, 공급 ‘물량’과 ‘가격’의 안정적인 신뢰를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큽니다.

Q> 회사 운영의 주안점과 향후 사업변화에 대해서도 듣고 싶다.

A> 회사 운영의 원칙은 첫째도 둘째도 사람입니다. 모든 임직원이 주인처럼 일하고, 함께 이뤄낸 성과에 대한 보상도 파격적으로 돌려받는 공동체 의식입니다.

향후 철근 사업과 관련해서는, ‘실수요’와 ‘유통’의 판매구성을 조금씩 바꿔보고자 합니다. 다우의 강점인 안정적인 공급능력을 기반으로, 실수요 대응력을 높여갈 생각입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지역별 가공거점들과도 파트너십을 강화해 실수요 대응 시장을 넓혀가고자 합니다.

사업다각화 차원의 새로운 시도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저희 다우는 3개월 전에 정보통신사업을 론칭 했습니다. 정보통신사업을 위해 회사 내 ‘인터넷 포털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뜻 깊은 첫 걸음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 ‘마마(마이마켓플레이스)’를 출시합니다. 많은 관심과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Q> 끝으로, 2021년 새해를 시작하는 철근 업계와 나누고 싶은 인사는?

A> 뜻하지 않은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꾼 것처럼, 위기 속 기회를 찾는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기부양에 나서는 정부의 초저금리 정책과 활발한 재정투입이 우리 철근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합니다.

주목할 것은, ‘주택시장 안정의 기본은 충분한 공급’이라는 컨센서스 입니다. 올해 주택 46만호 공급과 향후 129만호 공급계획을 밝힌 정부의 정책을 주목할 만 합니다. 코로나를 탈출하는 올해를 기점으로, 향후 3년간 건설과 철근 업계의 르네상스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밝은 기대를 가져봅니다. 올 한해 모든 분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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