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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긍정에너지를 나눌 때...
지금은 긍정에너지를 나눌 때...
  • 선승태 스틸in 전문위원
  • 승인 2023.06.12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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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태(구리철강)의 지피지기 철근시황은 현업에서 느끼고 바라보는 생생한 시황을 전하고자 마련됐습니다. 철근 시장에 대한 주관적인 사견을 정리한 것이므로, 원고 내용을 거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철근 시황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견주어 보는 의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무실 창문 너머 희끗한 머리가 보인다. 금요일 늦은 오후라서 곧 파장인데, "누구지?"하고 봤더니 철근수입  베테랑이 당사를 방문했다.  

철근영업인들은 모였다하면 철근시황 얘기 뿐이다. "이전에는 어땠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 같다"가 대화 주제의 80%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대화를 하다 보면 어떤 사람은 불황에서도 긍정에너지를 주고, 어떤 사람은 "이런 시황에서 뭘 어쩌겠어? 그냥 있는 거지 뭐!"라고 시황을 탓하며 부정에너지를 준다. 

현재 상황은, [부동산 경기침체] → [건설 경기침체] → [철근 수요 감소] → [철근업체 전반적 매출 부진]의 상황이다. 올해 안에 금리인하 기대는 어렵고, 역전세와 깡통전세가 속출 해 아파트가격 하락이 예상되고, 건설사는 계획한 아파트분양을 취소하거나 미루는(심지어 착공 중인 공사를 중단) 등 부정적 시그널만 받게 된다. 

이런 와중에도, 철근수입 베테랑은 "이보다 더 한 시황도 겪었어. 그리고 올해 철근 수요가 950만톤 이라는데, 누군가는 이 만큼 팔고 있다는 거 아니야? 예전 800만톤 시장도 버텼는데 뭐!" 라며 긍정에너지를 뿜어 냈다. 

그리고 ①~⑤의 상황은 모두 겪고 있다며,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기회는 다시 온다"라고 했다.

① 제강사 일반판매가격(기준가격+8만원/톤) 적용에 따른 유통업체 기존건설 수요처 이탈
② 설상가상으로, ① + 건설경기침체로 소매판매 급감
③ 건설향 매출 감소 메우려고 재유통판매 했더니, 제강사 후정산 결과 오히려 적자 증가
④ 수입철근 월별 계약가격 하락으로 재고손실 증가(들어오면 까먹고, 들어오면 까먹고…)
⑤ 건설사 부도 가시화로 여기저기 유통업체 피해 속출(영업을 해도 고민, 안 해도 고민)

처해 있는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그 상황을 긍정에너지로 바라 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깨닫게 되는 것도 많고 좋은 영향도 받는다. 

필자가 긍정에너지를 받았던 다른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요즘 같은 시국에 전화로 "바쁘시죠?"라고 안부를 물으면 "바쁘기는 뭐! 그냥 있어,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라는 답변이 대다수다. 그런데, ‘철근유통 베테랑’은 "난 정신없이 바쁘다"며 대화를 시작했다. 대화의 일부를 옮겨봤다. 

구 리 철 강  : 안녕하세요? 000님! 
                  요즘은 시국이 그래서 전화로 "바쁘세요?"라고 묻기도 쫌 뭐해요?

유통 베테랑 : 아니, 내는 억수로 바쁘다.

구 리 철 강  : 네? 바쁘시다고요? 통화하면서 바쁘시다고 한 분 정말 간만이네요!

유통 베테랑 : 바쁜 게 냄이 나를 바쁘게 한 게 아이고, 내가 내를 바쁘게 한다.

구 리 철 강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유통 베테랑 : 요즘 같은 시국에 누가 일을 주노? 내가 찾아야지! 
                 그리고 있는 것을 잘 지켜야 할 꺼 아이가?
             
               내는 올해 할 일이 명확하다. 
               첫째, 내 지금 거래하고 있는 건실한 업체에 딴 놈이 몬 치고 들어오게 관리해야 한다.
               
              둘째, 한번을 묵더라도 제대로 묵어야지!
                     그럴 라면 업체와 관계가 돈독해야 하지 않겠나?
                     막말로 그 집 밥숟가락이 몇 개인지까지 알아야 되는 거 아이가?
             
              셋째, 올해는 매출보다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이다.
                     한방 맞으면 가 삔다. 그리고 업체가 알아서 찾아오면 그거 거래하면
                     안 된다. 와 이 시국에 갑자기 찾아 왔겠노?  
 
                   내 이것만 해도 하루가 모자라다. 와 누가 시황 나쁜 것 모르나?
                   그 속에 기회를 찾거나 맨드는 거지?

전화 넘어 긍정에너지가 마치 옆에 있는 것처럼 전달된다. 철근 영업인으로서 반성하게 되고,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솔직히 힘들 때는, 혼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힘들다. 그럴 때면, 내 주변에 긍정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을 만나거나, 통화를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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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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