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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공업계, 재고 몸살… "야속한 손실까지"
철근 가공업계, 재고 몸살… "야속한 손실까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7.15 16: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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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장에 몰리는 원철, 보증금 증액 요청도…
쌓인 재고 탓에, 생산성 하락∙안전사고 위험 부담
감당 못할 재고, 최악 시황에 헐값판매 불가피
유통價 무너트리는 주범으로 오명까지 떠안아

철근 가공업체들이 밀려드는 원철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공업계에 따르면, 7월 들어 제강사에서 밀어내는 철근 재고가 줄을 잇고 있다. 장기간 지속됐던 마이너스 재고를 한꺼번에 채우는 것은 물론, 가공 스케줄이 잡힌 현장의 철근은 미리 받아 놓으라는 얘기다. 10mm나 13mm 등 일부 범용 규격은 가공 스케줄과 상관 없이 원철을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복수 제강사와 거래하는 가공장일수록 재고 증가 부담이 크다. 제강사마다 조금씩만 원철공급을 늘려도 가공장에 쌓이는 재고는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가공장에 보내는 철근을 늘리기 위해 보증금 증액을 요청하는 제강사까지 등장할 정도다. 

재고 부담을 떠안게 된 가공장은 두 번 속상하다. 

제강사의 원철 공급이 한꺼번에 늘다 보니, 가공장의 재고관리가 안 될 뿐만 아니라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안전사고 위험까지 커질 수 있는 부담이다. 

재고손실도 야속한 일이다. 자체보유 재고로 선제 납품을 이어오던 가공장들은 8월 기준가격 폭락을 앞두고 마이너스 재고를 채우는 상황에 속을 끓이고 있다. 가격 급락을 의식한 철근 수요처들의 구매가 끊긴 탓에, 철근을 내다 팔기도 어려운 데다 그나마도 헐값판매가 당연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철근 가공장이 유통가격 하락의 주범’이라는 오명까지 떠안게 됐다. 제강사에서 밀어낸 철근은 풍선효과나 다름 없다. 가공장은 최악의 시황에서 감당할 수 없는 재고의 판매가 불가피하지만, 가공장의 저가판매가 유통가격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공업계 관계자는 “철근 시황과 가격이 좋을 때 자체 보유재고를 소진하며 가공철근을 납품했는데, 가격급락이 예정된 최악 시황에 재고를 손에 쥐게 됐다”며 “헐값에라도 팔지 않으면 다음 달에는 앉은 자리에서 수억원의 손해를 떠안게 될 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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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2022-07-16 17:48:19
철근산업의 한 축인 가공공장에 대한 실상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애로사항에 대해 지적한 부분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