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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價 폭등 충격…리스크 커지는 봉형강
원자재價 폭등 충격…리스크 커지는 봉형강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3.10 0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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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스크랩價 폭등, 국내도 가격인상 재개
상공정 없거나 부족한 봉형강 메이커, 빌릿 변수 커
수급·가격 동반 변수, 성수기 봉형강 수급 긴장 높아
향배에 따라 거품 꺼질 수 있는 리스크까지 떠안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직격탄을 맞게 된 철스크랩과 빌릿. 즉, 봉형강 시장의 원자재 대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러시아산 보통강용 철스크랩 수입은 57만3,208톤으로 전체수량(441만2,974톤)의 13.0%. 러시아산 빌릿 수입은 4만4,438톤으로 전체수량(46만1,767톤)의 9.6%를 차지했다. 문제는 러시아산 원자재의 직접적인 수입차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자재 체인을 형성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파급효과를 체감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장 가까운 일본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러시아의 침공 사태 이후, 일본 내 철스크랩 가격 지표가 치솟고 있다. 일본 동경제철은 10일부로 전 공장의 철스크랩 구매가격을 단번에 톤당 3,000엔~4,000엔 인상한다. 또한 9일 실시된 관동철원협동조합의 철스크랩 수출 입찰의 평균 낙찰가격은 톤당 6만3,510엔(H2,FAS)으로 전월 대비 7,665엔이나 폭등했다. 당장 한국향 철스크랩과 빌릿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통강 기준, 일본산 철스크랩과 빌릿 수입은 각각 66.7%(294만4,317톤), 72.9%(33만6,782톤)의 비중을 차지했다. 

단기고점을 저울질하던 우리나라 철스크랩 시장도 가격인상 랠리가 다시 시작됐다. 영남권 제강사를 중심으로, 10일부로 전 등급 톤당 1만원의 철스크랩 구매가격 인상 포문을 열었다.  

■ 공포감 커진 봉형강 시장…’수급’과 ‘가격’ 바짝 긴장

원자재 공포는 봉형강 수급과 가격 모두에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급 한계가 커진 철스크랩 시장의 물량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봉형강 가격도 함께 뛸 가능성이 높아졌다. 

철스크랩과 빌릿 수입이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 시장에서 원자재 구매물량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국내 철스크랩 시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가격을 떠나서도 추가적인 물량확보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설사 철스크랩을 추가 확보한다 해도, 생산차질을 피하기 힘들 수 있다. 

상공정 생산능력의 부족 때문이다. 제강공정이 없는 단압업체는 물론, 상공정을 보유하고 있는 제강사들도 국내외 시장에서 빌릿을 구매해 충당하고 있다. 어차피 상공정이 없거나 생산능력이 부족한 메이커(제강사,단압사)들은 빌릿을 대신해 철스크랩 구매량을 늘리는 것이 무의미하다. 부족한 빌릿 만큼, 고스란히 철근이나 형강 생산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봉형강 시장의 계절 수요를 대응할 증산이 어려워지거나, 현재의 생산규모도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 제강사나 단압업체는 빌릿 신규 계약은 물론 기 계약물량의 이행차질까지 걱정하고 있다. 국내 보통강 빌릿 수출은 이미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째 끊긴 상태여서 내수시장으로 돌릴 여력도 없다. 국내 최대 빌릿 공급처인 한국특강 역시 칠서 철근공장 가동을 위해 빌릿 외판 수량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환율 폭등 탓에, 철근과 형강 등 제품 수입을 위한 신규 계약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원자재 대란 이슈가 지속될 경우, 철근과 형강 제품에 미칠 여파는 4월 이후 시장에서 본격 체감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 이전인 남은 3월에도 거래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원자재 시장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돌발변수로 자극을 받게 된 점을 감안하면, 사태의 향배에 따라 거품이 꺼질 수 있는 시황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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