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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價 뒷걸음질…"성수기 출발점 조정"
철근 유통價 뒷걸음질…"성수기 출발점 조정"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8.25 0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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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악재로 시세회복 불발, 주초부터 하향 출발
원산지·강종·규격 불문 120만원 밑도는 시세 형성
기대 꺾인 유통, 마진 줄이는 거래회전 전략 선택
高마진 유통 대리점, 판매價 조정 대신 배정 이득
추가 매수 멈춘 재유통·저조한 현장수요, 하락장 가세

철근 유통시장의 시세회복 기대가 또 한번 불발됐다. 지난 주 남부지역을 시작으로 태풍과 가을장마가 전국에 걸쳐 영향을 미치면서, 철근 유통시장이 뒷걸음질 쳤다.

이번 주 철근 유통시장은 예고된 기상악재를 의식해 출발부터 약세로 가닥을 잡았다. 1차 유통(도매) 실거래 기준, 국내산 SD400·10mm은 톤당 118만원 안팎까지 몸값을 낮췄다. SD500 동일 규격은 톤당 115만원 선을 위협받게 됐고, SD600강종은 110만원 선조차 불안해졌다. SD500과 SD600강종은 엑스트라를 적용해도, SD400강종을 밑도는 상황이 연출됐다.

적극적인 판매를 미루면서 가격을 고수하던 수입 철근도, 이번 주 들어서는 국내산과 동일한 수준으로 실거래 가격이 내려섰다. 결국, 철근 유통시장은 ‘원산지’와 ‘강종’·‘규격’을 불문하고, 톤당 120만원 아래에서 9월 성수기 거래의 출발점을 찾게 됐다.

8월 하순 하락장의 성격과 원인을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추락의 공포로 적자판매를 감수하는 투매장은 아니다. 다만, 시세상승 기대가 꺾인 유통 시장이 스스로 마진을 줄이는 매도를 선택하고 있다. 재고를 끌어 안는 승부가 불편해 졌기 때문이다. 가을 성수기 진입 이전에 시세차익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사고 파는 순환거래의 회전수를 늘리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제강사 대리점의 직송판매도 8월 하순 하락장의 중요한 견인주체다. 제강사 배정을 포기 하느니, 판매단가를 낮춰서 소화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제강사 대리점의 경우, 철근 강종별로 여전히 톤당 10만원~15만원 이상의 마진확보가 가능한 구조다. 넉넉한 마진 덕분에, 단가 타협이 쉽게 가능한 셈이다.

다시 정리하면, 8월 하순 철근 유통가격 하락은 ‘7월 하순 반등으로 확보됐던 차익 실현’과 ‘유통 대리점의 고마진’을 주된 배경으로 지목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주 약세장에서 최저가 매수에 나서던 재유통 업체들이 시세불안을 의식해 추가 구매를 중단한 것 ▲기상악재로 실수요향 출하가 멈춰선 것 등이 약세장을 부추겼다. 공사현장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유통 판로가 막힌 SD500·600강종의 가격 낙폭이 커진 것이다.

철근 시장 전반의 수급긴장감이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만, 철근 유통시장에 국한된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수요부족)과 추가적인 시세하락을 의식한 불안심리가 성수기 직전의 하락장을 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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