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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 “7월 저점을 점치는 5가지 이유”
철근 유통, “7월 저점을 점치는 5가지 이유”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7.08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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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시세의 ‘7월 저점’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6월 폭락 이후 유통가격이 예상보다 빨리 저항구간에 도달하면서, 바닥을 확인하는 실랑이 역시 빨리 시작됐다. 계절적인 비수기에 대한 막연했던 불안감도 크게 줄었다.

정작 장마가 본격화된 7월 들어서는 각자의 거래판단이 뚜렷해 지고 있다. ‘7월의 최저가격을 예단할 순 없지만, 그 가격이 올 여름 최저점이 될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 7월을 저점으로 보는 이유를 연결 지어 정리했다.

■ “마지노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박스권 갈등

저점의 예측은 '철근 유통가격이 마감가격을 뚫고 내려가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지난 상반기 동안 넉넉한 자금력을 확보한 유통 대리점이 무리한 적자판매 대신 판매중단을 선택할 것이라는 신뢰가 강하다. 적자판매보다 재고비축의 설득력이 크기 때문이다.

7월 제강사 유통 대리점의 마감가격은 94만2,000원. 현재 100만원 대 초반까지 떨어진 유통 대리점 판매가격과의 격차가 10만원 이내로 좁혀졌다. 상징적인 100만원 선이 무너질 경우, 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5만원 이내의 좁은 박스권에 갇히게 된다.

이럴 경우, 철근 유통가격은 ‘당장 오르기 어렵더라도,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갈등으로 보합장이 연출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100만원 미만의 매입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매수세력이 가격하락을 방어해 주는 역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너도 나도 텅 빈 재고, 시장의 관심은 ‘매도’가 아닌 ‘매수’

보유재고를 비운 유통업체는 물론 중소 공사현장 수요처들까지 구매를 미뤘다. 시중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한 6월 중순부터 매입이 중단된 것으로 볼 때, 3주 이상 팔기만 했다. 바꿔 생각하면, 철근 유통시장은 넉넉한 대기수요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철근 재고를 비운 하치장

저가판매를 주도할 재고여력이 없다. 과거 계절 비수기에 가격이 떨어졌던 이유는 ‘밀어내기’ 판매 때문이었다. 하지만 재고를 비운 유통업계는 물론, 제강사 역시 여전히 넉넉한 유통물량 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가공장 또한 무리한 저가판매에 나설 만큼, 재고를 채우지 못한 상태다. 여유가 있다해도, 7월의 저점 가격에 재고를 밀어낼 것으로 보기 어렵다.

7월 철근 제강사의 생산계획(85만5,000톤)과 판매목표(86만톤)는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판매목표 미달을 예상하기도 어렵지만, 판매목표를 미달해 보유재고가 늘어나더라도 7월 말 보유재고는 20만톤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 8월 가격인상, “올라 갈 텐데 내려갈 필요 없다”

8월 철근 기준가격 인상이 가장 확실한 재료다. 국내외 철스크랩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제강사의 8월 판매 기준가격은 톤당 5만원 이상의 인상이 유력하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9월의 가격인하 가능성은 낮으며, 적어도 동결 또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럽게, ‘7월 저점’전망의 결론으로 귀결된다.

7월 유통향 일반판매 가격은 톤당 94만2,000원. 8월에 5만원의 가격인상을 가정할 경우, 100만원 선으로 올라선다. 유통 대리점의 판매가격은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 가을 고민 깊어진 수입 철근, ‘심리 바뀌는 8월’

6월 중순의 유통가격 급락을 주도했던 것은 수입 철근이었다. 하지만 7월 들어서는 유통가격이 수입원가를 위협하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저항감이 커졌다. 이 때문에, 국내산 보다 높은 가격대에서 버티면서 수입산 철근의 저항선이 형성되고 있다. 국내산 철근의 가격하락 속도를 늦추는 이유이기도 하다.

철근 수입시장은 6월에 이어 7월에도 신규 계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은 보유재고 부담이 크지만, 가을 성수기의 신규 공급 공백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신규 입항이 텅 비는 8월부터는 수입 철근 시장의 거래심리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계약 기대가 꺾인 수입업체들까지 100만원 이하의 국내산 철근 시중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 체질 바뀐 유통시장, “지난 여름의 내가 아니다”

상반기를 보내는 동안 철근 유통업계의 체질은 크게 바뀌었고, 안정적인 마진확보에 대한 의지가 강해졌다. ‘적자판매로 생존을 위협받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인식변화가 무분별한 저가판매를 스스로 자제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달라진 철근 유통시장의 목표는 더 이상 무기력한 ‘자금회전’이 아니다. 넘어지면 쓰러질까 두려워 자전거 페달을 밟 듯 적자판매를 감수하던 과거의 유통업체를 떠올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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