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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철근 유통, 9월의 출발부터 미궁…왜?!
[초점] 철근 유통, 9월의 출발부터 미궁…왜?!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4.09.04 0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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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시장이 미궁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9월의 문이 열리면서 갈 길 바쁜 철근 매물들이 쏟아졌지만, 거래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기력한 하락장이 연출됐던 지난 5월~6월의 교훈을 떠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산 철근 1차 유통(직송)가격은 톤당 81만5,000원~82만원으로 9월을 출발. 81만원 선까지 최저가격이 등장했지만, 수요처들의 반응조차 확인하기 어렵다. 하치장 재고나 가공장 잔여철근은 제 값 받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다. 

수입 철근 또한 80만원 대 입성의 기대가 꺾였다. 당초 목표가격보다 낮은 78만5,000원~79만원으로 9월을 타진하고 있지만, 시장분위기는 공허하다. 
 

가격인상 강행군 후유증…”소진할 시간 없었다” 

철근 업계는 7월부터 9월 현재까지 3단계의 가격인상을 5회차에 걸쳐 단행했다. 장마와 폭염 등 기상악재가 기승을 부린 여름 비수기에 판매가격을 15만원 이상 올리는 동안, 철근 재고는 제강사→유통점∙수요처로 이동했고, 그 자리에 고스란히 쌓였다. 

가격인상의 후유증인 셈이다. 단기간에, 그것도 비수기에, 큰 폭의 가격인상이 예고되면서, 철근 시장은 재고비축의 일방통행이 지속됐다. 비축된 재고의 소진 기회가 없었다. 
 

“살 사람은 없고, 팔 사람만 있다”

9월 시장이 미궁에 빠진 근본적인 이유는, 수급불균형이다. 즉 9월의 시작과 동시에 선제적인 판매를 위한 매물과 호가가 쏟아졌지만, 정작 철근을 사려는 사람이 없다. 

철근 유통점들은 재고소진과 차익실현, 자금확보를 위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추석 전에 철근이 필요한 수요처들은 이미 8월에 구매를 끝낸 상태다. 추석 연휴 전까지의 시장이 극단적인 수급불균형에 시달리게 됐다. 

‘가격을 낮추면 누군가는 사겠지…’라고 생각했던 막연한 기대는 9월의 출발부터 높은 벽에 부딪히게 됐다. ‘(살 사람이 없는 시장에서)가격이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말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족한 영업일, “재구매 사이클 길어진다”

통상의 철근 유통시장에서 재구매 사이클은 2주 정도로 평가된다. 극심한 수요침체를 겪고 있는 올해 시장에서는 2주~1개월 정도를 재구매 사이클로 봐야 타당하다. 8월 말까지 구매 위주의 거래가 이뤄졌던 것을 감안하면, 일정량의 재고를 소진하고 재구매에 나설 시점은 빨라야 9월 중순이다.

하지만, 9월 중순에는 5일간(9.14~9.18)의 추석 연휴가 가로막고 있다. 샌드위치 영업일인 19일(목)과 20일(금)을 휴무로 연결하면, 추석 연휴는 최대 9일(9.14~9.22)까지 연장될 수 있다. 철근 유통시장의 구매 재개 시점이 긴 연휴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가격하락세가 강할수록 구매 불안감은 커지고, 유통시장의 재구매 시점도 더 미뤄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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