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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 실수요 대응 사면초가…"시세급변 충격"
철근 유통, 실수요 대응 사면초가…"시세급변 충격"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4.08.2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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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업계가 또 다시 실수요 사면초가에 놓이게 됐다. 멈춰선 신규 수주의 재개 여부는 물론, 자체 수주한 기 계약 물량까지 속앓이가 깊어 졌다.

적자탈출에 나선 철근 제강업계가 가격회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실수요 신규 수주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원가 이하로 무분별하게 수주 됐던 턴키 수주 뿐만 아니라, 유통 프로젝트 수주를 잠정 중단하는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 때문에, 제강사와 협의를 통한 유통 프로젝트 수주는 완전히 흐름이 끊겼다. 아직 가격정상화 행보가 진행중인 가운데, 유통 프로젝트에 걸린 빗장이 언제 풀릴지도 가늠하기 힘든 실정이다. 

그렇다고, 자체 수주에 나설 수도 없다. 단기간에 철근 유통가격이 크게 뛰면서 자체수주에 대한 대응력도 잃게 됐다. 실수요처와 자체 수주 계약을 체결하고, 저가의 시중재고를 매입해 납품물량을 확보하던 기존 시스템을 작동할 수 없게 된 것. 

제강사가 완강한 원칙마감을 실행하면서 유통 대리점들의 예측판매가 불가능해진 데다, 시중가격도 제강사 마감가격 이상으로 형성되고 있다. 가격을 떠나서도, 제강사와 유통시장, 심지어 가공장까지 철근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자체적인 조달할 철근을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기 계약 물량은 더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제강사의 가격인상 드라이브가 시작되기 전에 저가로 자체 수주했던 게 문제다. 당시 유통시세를 기준으로 수주했던 프로젝트 물량은 톤당 1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상승폭 만큼 적자납품 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다. 수요침체 상황에서 효자노릇을 기대하고 수주했던 프로젝트 물량으로, 생각지도 못한 위기를 맞게 됐다.

건설사를 찾아 하소연을 해도 대부분 묵묵부답. 자체수주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유통점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비축한 재고로 납품 적자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고육책에 매달리고 있다. 그 마저도 대응이 안되는 유통점들은 감당할 수 없는 적자납품 대신, 계약이행을 포기하는 극약처방까지 고심할 정도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미루기 힘든 신규 수주에 대한 문의에도, 제강사로부터 들을 수 있는 답은 없다”며 “수주 잔량은 바닥을 드러내는 데, 신규 수주의 재개시점을 가늠할 수도 없는 현실에 깊은 한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중가격이 치솟기 이전에 자체 수주했던 프로젝트 물량의 적자납품 부담까지 떠올리면, 그야 말로 벼랑 끝에 매달려 있는 형편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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