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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봉형강 유통, 2년 연속 추락…'억지 흑자' 씁쓸
[분석] 봉형강 유통, 2년 연속 추락…'억지 흑자' 씁쓸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4.04.24 0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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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감 50개사 매출 22.9%↓…판매감소∙가격하락 동반
영업이익률 평균 0.9%, 집계대상 절반 소수점 이익률
금융권 여신 평가 의식, 고육책 흑자...24개사는 적자
고마감·후정산 부담...하락장 속 상시적 고점인식 '발목'

봉형강 유통업계의 수익성이 3년만에 소수점으로 떨어졌다. 외형과 실속 모두 크게 감소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본지가 봉형강 유통업체 50개사의 ‘2023년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2023년도 합산 매출은 4조3,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9% 감소했다. 판매량 감소와 가격하락이 맞물리면서 매출 감소폭을 키웠다. 

한국철강협회 통계 기준, 2023년도 철근 내수판매는 919만톤으로 전년 대비 5.0%(48만톤) 감소했다. H형강 내수판매(204만톤)는 전년 대비 15.1%(36만톤) 줄어 철근보다 3배나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가격 낙폭은 철근이 컸다. 본지 통계 기준, 2023년도 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91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14.2%(15만1천원) 떨어졌다. H형강 유통가격은 톤당 120만4,000원으로 전년 대비 7.7%(10만원)의 낙폭을 기록했다. 동반 하락에도, 두 품목의 가격차(29만1천원)는 전년보다 5만1,000원 늘어났다.  

봉형강 유통 50개사의 영업이익은 464억원으로 전년(1,059억원)의 반토막 밑으로 떨어졌다. 당기순이익은 292억원으로 전년(1,089억원) 대비 73.2%가 증발했다. 50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0.9%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떨어져, 3년 만에 1% 미만의 소수점 이익률을 기록했다. 재고자산을 늘려 반영하는 고육책 등 금융권의 여신 평가를 의식해 소위  ‘억지 흑자’를 낸 업체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씁쓸한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봉형강 유통업체들의 경영실적 감소는 압도적인 대세였다. 집계대상 50개사 가운데 94%(47개사)가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감소는 각각 86%(43개사), 80%(40개사)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 또한 70%에 해당하는 35개사가 떨어졌다. 1%미만의 소수점의 영업이익률 기록한 업체는 24개사로 절반에 가까웠다. 영업적자를 기록한 업체도 12개사, 24.0%에 달했다. 

봉형강 유통업체들은 ‘수요 실종’을 체감한 바닥시장의 한계를 토로했다. 또한 2023년의 발목을 잡은 문제로, ▲불확실한 가격방침으로 인한 거래혼선 ▲고마감∙후정산으로 인한 수익악화와 금융부담(유동성 경색) ▲장기 하락장의 거래손실과 상시적인 고점인식 등을 꼽았다. 특히 하반기 후정산에 대한 엇갈린 셈법 탓에, 2024년에도 선판매·후정산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한 것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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