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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 갈등 커진 ‘실수요 프로젝트’
철근 유통, 갈등 커진 ‘실수요 프로젝트’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3.2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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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실수요 입찰서, 자체 수주능력 한계 부담
불확실한 수급과 가격구조 등 가늠하기 힘든 시장
납품 리스크 고려 시, 일단은 ‘할증’ 입찰 불가피
대란 이후 제강사 선호..설 자리 좁아지는 유통 실수요

철근 유통업계가 실수요 신규 수주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본격적인 봄 성수기 시장에 진입하면서 건설업계의 입찰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주에 나설 적정선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많다. 1분기 철근 대란으로 기 계약물량의 납품차질로 곤욕을 치른 데다, 2분기 이후 시장여건에 대한 판단도 어렵기 때문이다.

제강사가 유통프로젝트 수주중단 방침을 완강하게 이어가는 가운데, 자체적인 수주와 납품 능력을 따지기 힘든 한계가 크다.

유통업계가 자체적인 실수요 수주에 나서기 위해서는, 철근 시장의 ‘수급’과 ‘가격’ 모두 중요하다. 지난 1분기 동안 큰 이익을 누렸던 재유통 판매와 달리, 실수요(유통프로젝트) 시장은 속 쓰린 기회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품귀 시황이 지속될 경우, 수익을 떠나서도 납품차질 수습에 시달리는 상황만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현재로서는, 수급과 가격 모두 불확실한 2분기 철근 시장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당장 건설사의 유통프로젝트 응찰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다. 안정적인 매출 유지를 위해서라도, 일정 규모의 실수요 대응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수주의 득실을 따지는 것은 물론, 응찰에 나선다 해도 얼마를 써내야 할 지가 난감한 고민이다.

품귀가 극심했던 1분기 동안 유통 프로젝트 시장은 ‘기준가격+톤당 3만원 안팎’의 할증 수주로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기준가격을 톤당 4~5만원 웃돌던 시중가격 탓에, 거래손실을 감수하더라도 납품물량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향후 철근 시장의 수급과 가격구조의 변화가 뚜렷해 지기 전까지는 할증(기준가+α)입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란 시장에서 진통을 겪었던 건설업계 또한 당분간의 할증 발주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실수요 시장에서 철근 유통업체들의 설 자리가 줄었다는 근본적인 부담도 크다. 철근 대란을 겪으면서 건설업계의 제강사 발주 선호가 늘어났다. 실제, 유통프로젝트에 주력해오던 건설사들의 발주물량 상당수가 납품 안정성이 높은 제강사로 돌려지고 있다.

유통업계의 가격경쟁 열세도 부담이다.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여의치 않은 수급상황과 최소마진 등을 고려할 경우 할증 입찰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통상 기준가격을 넘지 않는 제강사의 수주조건을 감안하면, 유통업계의 실수요 수주 경쟁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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