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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실수요, 또 다시 깊어진 '속앓이'
철근 실수요, 또 다시 깊어진 '속앓이'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1.07 0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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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변 대란 속 가격·물량 사면초가 '끙끙'
유통 프로젝트는 더 심각해..선택불가 위기
가격·원산지불문 동분서주, 납품차질 '답답'

철근 업계의 실수요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에서 출발한 대란이 철근으로 번지면서, 실수요 턴키 계약분 납품의 ‘가격’과 ‘물량’ 모두 큰 부담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1월 현재 납품되는 실수요 턴키 계약물량의 적용 할인폭을 톤당 5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납품가격은 톤당 66만5,000원. 동일 시점의 국내산 유통가격보다 톤당 6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국내산을 바짝 뒤쫓는 수입산 유통가격에 비해서도 톤당 5만원 이상 낮다.

실수요 턴키 계약에 적용되는 할인폭은 시점과 대상에 따라 제 각각이다. 하지만 가격급등과 대란 수준의 품귀를 겪고 있는 천재지변 시장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납품(가격·물량)부담에 예외가 없다.

유통 프로젝트는 사면초가다. 철근 제강사의 유통 프로젝트 수주중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자의적인 수주에 나선 상태다. 예상치 못한 철근 가격급등과 품귀 탓에, 어느 것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선택불가 위기를 맞게 됐다.

A대리점이 톤당 3만원의 할인폭을 적용한 프로젝트를 납품 중이라면, 납품가격은 톤당 68만5,000원으로, 현재 시중가격보다 4만원 가량 낮다. 유통 대리점의 마감원가에 비해서도 톤당 1만5,000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납품차질이 더 큰 문제다. 제강사와 시장 어느 쪽에서도 부족한 납품물량을 확보할 수 없는 현실 때문이다. 눈덩이 납품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철근을 확보할 수 없는 문제다. 연말·연초 대란에서 최고가 철근 매입을 주도했던 유통업체 대다수가 프로젝트 납품차질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직 납품이 시작되지 않은 유통 프로젝트도 난감한 일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계약물량 납품을 이행할 철근을 확보할 수도, 눈덩이로 불어난 납품적자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며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판단을 내려야 발주처와 협의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납품차질을 줄이기 위해 가격불문·원산지불문 최고가 매입으로 동분서주 하고 있다”며 “현장 차질을 빚게 된 발주처의 고충도 이해가 되지만, 천재지변 같은 시황을 고려해주지 않는 반응에 야속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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