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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 “SD500·600 전성시대 끝났다”
철근 유통, “SD500·600 전성시대 끝났다”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11.17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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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400 대체하던 SD500·600 수요, 사실상 끊겨
가격 변별력 상실, 저가 매력 큰 수입 철근 부상
판매부진 의식한 제강사도 SD400 공급 늘려…
SD500·600 공급 강행, 유통 붕괴 가속화 부작용
“제강사, 강종별 균형 회복 경각심 높여야” 지적

SD400을 대체해오던 SD500·600 철근이 설 자리를 잃었다. 국내산 유통가격이 압축되면서 변별력이 사라진 데다, 저가 매력이 커진 수입 철근과 경쟁도 불가능해 졌다.

올 한해 철근 유통시장에서 SD500·600 철근 수요가 활발했다. 부족한 SD400 철근을 구하지 못한 수요처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SD500·600을 대용품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원가충격의 부담이 컸던 철근 제강사가 SD500·600 생산·공급을 늘린 것도 중요한 이유다.

11월 들어 철근 유통시장에서 SD500·600을 찾는 수요처는 크게 줄었다. 현장을 향하는 실수요 말고는 재유통 거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철근 유통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중요한 배경으로 주목해야 한다.

첫번째는 국내산 철근의 강종별 가격 변별력이 사라졌다. 최고가를 형성해오던 SD400 가격이 마감원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강종과 규격별 철근 가격이 거의 단일가격 수준으로 압축됐다. 저렴한 가격에 SD500·600 철근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번 주 들어서는 마감원가 이하의 판매가격이 제시되기도 했지만, 톤당 3만원과 5만원의 엑스트라까지 적용하면서 SD500·600 철근을 구매하는 수요처를 찾아보기 어렵다.

두번째는, 확실한 대안으로 부상한 수입 철근이다. SD400 철근이 필요한 수요처들이 더 이상 SD500·600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그 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SD400 수입 철근을 사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다.

현재 국내산과 수입산의 유통 가격차는 톤당 7만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올 한해 줄곧 국내산을 웃돌던 수입 철근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내산 철근에서 무리한 대체재를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 바닥시장은 물론 실수요 현장 또한 수입 철근의 공급승인이 크게 늘어나면서, 곧바로 수입산 철근으로 대체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된 상태다.

세번째는, 근본적인 수급변화다. 철근 유통시장에는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재고가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처치곤란이 된 SD500·600은 물론, SD400 철근도 구하기가 훨씬 수월해 졌다. SD500·600 공급을 밀어 부치던 일부 제강사들도, 심상치 않은 판매부진을 의식해 SD400 생산·공급을 늘리면서 전반적인 수급변화가 일어났다.

'철근 제강사가 강종별 균형회복의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원가충격을 만회할 수 있는 철근 가격체계가 자리를 잡으면서 더 이상 SD500·600 공급을 강행할 명분과 설득력이 사라졌다. ▲무리한 SD500·600 철근 공급이 철근 유통시장의 붕괴를 가속화 시키는 문제가 커졌다. SD500·600 철근 거래가 막힌 유통시장의 가격만 떨어트리는 부작용도 심각해졌다. ▲국내산 철근 수요도 침체된 상황에서, 국내산을 대체하는 수입 철근의 대체수요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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