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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에서 "철근 시장을 떠올렸다"
타이타닉에서 "철근 시장을 떠올렸다"
  • 선승태 스틸in 전문위원
  • 승인 2024.05.21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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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승태(구리철강)의 지피지기 철근시황은 현업에서 느끼고 바라보는 생생한 시황을 전하고자 마련됐습니다. 철근 시장에 대한 주관적인 사견을 정리한 것이므로, 원고 내용을 거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철근 시황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견주어 보는 의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997년 개봉한 영화 ‘타이타닉(Titanic)’을 다시 보면서, 지금의 철근시장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초호화 유람선 타이타닉호는 북대서양을 전속력으로 항해하다 빙하를 발견하고도 방향을 전환하지 못해 부딪쳐 침몰하게 된다. 처음 빙하에 부딪쳤을 때는 서서히 침몰하다가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배가 반토막 나고 바다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는다.

타이타닉이 전속력으로 항해할 때 '선상 끝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양팔 벌려 환호하던 모습'은 철근 수요가 가장 활황 이었던 2021년 시장과 비슷한 듯 했고, 빙하에 부딪쳐 서서히 침몰하는 모습은 2022~2023년 철근 시장과 비슷한 듯 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 공식 페이지
출처 : 네이버 영화 / 공식 페이지

타이타닉이 침몰할 때 승객들이 처음부터 빠져 죽은 것은 아니다. 작은 구조선에 노약자와 눈치 빠른 사람은 탑승해 살았다. 일부 눈치 빠른 대리점이 21년 활황에 번 돈을 지키기 위해 22년부터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한 것처럼 말이다. 

타이타닉이 침몰 중일 때도, ‘실낱 같은 구조 희망’과 ‘어차피 죽을 거, 하던 거 계속한다’는 마음으로 ‘음악을 끝까지 연주하는 악사들’, ‘위스키를 마시며 신사 답게 앉아 있는 재벌’, ‘타이타닉을 끝까지 지휘하는 선장’ 등의 모습이 연출된다.

침몰하고 있는 타이타닉호의 승객처럼, 우리도 같은 마음으로 지금의 철근 시장을 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까스로 버티던 승객도 결국 타이타닉이 반토막 난 후 완전히 침몰하면서 모두 차디찬 바다에 빠져 마지막 비명을 지른다. 마치 철근 가격(140만원/톤 ⇨ 70만원/톤)과  매출이 반토막 난 우리의 현재 상황처럼 말이다.

처음 승객들이 바닷물에 빠졌을 때는, 여기저기서 살려달라는 비명을 지른다. 그러다가 몇 시간 후부터 하나둘 얼어 죽거나 빠져 죽으면서 바다는 고요해진다. 비명 지를 때의 심정은 아마 구조선이 빨리 오기만을 바라는 마음뿐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최악의 수요 침체가 빨리 지나가고 다시 수요 회복(구조선)이 되길 바라는 것처럼 말이다. 

요즘 철근 시장에서 사람들이 “힘들다”라는 말을 아낀다. 힘든 시간이 길어지니 “힘들다”라고 말하는 것조차 힘든 것이다.(영화 속 차디찬 바다에 빠진 승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고요해지는 것처럼...)

실제, 타이타닉 침몰 사고로 인해 약 2,200명 중 700명 정도가 생존을 했다고 한다.  누군가는 생존을 했고, 생존한 사람은 남은 인생을 살았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철근 수요침체의 장기화 상황에서 누군가는 폐업을 할 것이고, 누군가는 생존을 할 것이다. 생존해 있어야 미래가 있다. 타이타닉 승객은 희망 없는 북대서양 한복판에 빠져서도 살았는데, 우리는 그보다는 낫지 않은가?

힘든 시장에서도, 생존하기 위한 노력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띈다.

◆ 비록 철근 매출이 반토막이 났지만, 철근 外 철강재(형강, 철판, 파이프류) 판매 시도로 5%의 매출이라도 추가 확보하겠다는 업체

◆ 경비 적자는 어쩔 수 없지만, 재고 손실만큼은 Zero화 하겠다는 업체

◆ 지금 발주가 없어도 기존 건설사와의 관계를 예전보다 더욱 강화해 향후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놓치지 않겠다는 업체

◆ '2년 더 힘들어도, 그 후 모든 것을 만회하겠다'고 영업 정신력을 매일 다지는 업체 등 생존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했던가? 건설경기는 반드시 순환한다. 구조선이 오듯이 철근 수요는 반드시 되살아 날 것이다. 살아 있어야 훗날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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