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현재 국내 철근 유통보다 10만원이나 높은 '역전 구조'
수입 철근 공급 차질에도, 적자판매에 매달리는 시장 '심각'
수입 철근 오퍼가 국내 철근 가격을 2개월 연속 뛰어 넘었다
6일 중국 영강이 11월 한국향 수출 오퍼가격을 톤당 530달러(SD400∙10mm,CFR)로 제시했다. 급등했던 10월 오퍼에 비해서는 30달러 낮췄지만, 최근의 성약가격인 505달러(9월)에 비해서는 여전히 25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수입원가다. 이번 영강 오퍼의 예측 수입원가는 현 시점 환율 기준 78만원(부대비용 포함)에 육박한다. 트럼프 당선이 유력한 미국 대선 소식이 전해지면서, 6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의 공포까지 떠안게 됐다.

이번 중국산 철근 오퍼는 고민할 것 없는 ‘계약불가’ 조건이다. 11월 현재,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 철근은 톤당 68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그 마저도 당장의 판매를 위해서는 하한선 없는 최저가 흥정이 이뤄지는 실정이다. 예측원가 78만원짜리 중국산 철근을 계약할 경우, 톤당 10만원의 적자판매를 예약하는 셈이다.
해당 수입원가는 국내산 철근마저 크게 따돌렸다. 11월의 출발부터 톤당 70만원 선을 위협받고 있는 국내산 철근에 비해서도, 톤당 10만원 가깝게 높은 수준이다. 지난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국내 철근 유통가격보다 10만원 가량 높은 수출 오퍼가 제시되고 있다.
지난 10월에 일본산 철근은 중국산 오퍼보다 크게 낮은 톤당 7만1,000엔~7만2,000엔(CFR)에 성약 됐다. 하지만, 11월에도 530달러(약 8만2천엔)의 고가 오퍼를 제시한 중국산 철근을 떠올리면, 일본산 철근이 적극적인 가격조정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일본산 철근이 10월 오퍼를 유지할 경우, 예측 수입원가는 68만원~69만원 수준이다.
국내 철근 제강사가 가격재건을 위해 제시한 마지노선 75만원도, 중국산 신규 오퍼보다 3만원이나 낮다. 어떤 식으로 비교해도, 국내 철근가격과 해외 메이커의 수출 오퍼를 상식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 중국산 오퍼는 남은 연말은 물론 내년 초까지 수입 철근의 공백을 확정 짓는 의미로 평가된다. ‘상황이 특별히 호전되지 않는다면, 내년 봄 성수기까지도 수입 철근의 신규 공급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수입업계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수입 철근 오퍼보다 톤당 10만원이나 낮은 적자판매에 매달리고 있는 국내 철근 시장의 비상식을 곱씹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