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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철근 유통價, "멈출 곳 지났다"…또 다시 원가충돌
[이슈] 철근 유통價, "멈출 곳 지났다"…또 다시 원가충돌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4.10.16 0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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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가격이 원가 마지노선을 지나쳤다. 순식간에 벌어진 가격붕괴 사태에 시장구성원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0월의 철근 유통시장은 출발부터 당혹스러웠다. 제강사의 가격인상(3만원↑)을 의식하지 않는 9월 말 최저가(78~79만원)로 시작, 징검다리 연휴 동안 계단식 가격하락을 연출했다. 정상 영업일을 회복한 이번 주 철근 유통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무너져 내렸다.

10월 3주차 현재, 국내산 철근 1차 유통 최저가격(즉시현금)은 톤당 75만원을 뚫었다. 10월의 출발선을 톤당 78만원~79만원으로 보면, 보름도 안 된 사이에 4만원~5만원의 낙폭을 기록한 셈이다. 주요 제강사가 10월 가격인상을 철회하고 종전의 톤당 82만원에 배수진을 쳤지만, 이 마저도 무색하게 됐다.

브레이크 고장난 시장, "멈출 곳 지났다"

무분별한 가격하락으로 혼전을 치르는 사이, 철근 유통가격은 원가구간을 지나쳤다. 손익분기점 의미를 갖는 총원가(생산원가+판관비)구간은 톤당 80만원 선을 내려서면서 벗어났다. 손익의 경계선이 된 관수 철근 납품가격도 아득한 과거가 됐다. 

그러고 보면 주요 제강사가 시장과 동떨어진 82만원에 선을 그었던 것도, 포기할 수 없는 손익분기점을 지키고 싶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상황은 더 심각해 졌다. 10월의 3주차를 기점으로, 철근 생산원가 구간까지 위협받게 됐다. 총원가와 생산원가 등 상징적인 원가 저지선이 모두 무너지게 됐다. 멈췄 어야 했던 지점을 한참 지나친 것이다.
 

원가 저지선의 붕괴, 곱씹을 의미는?

철근 제강사들은 또 다시 출혈 구조로 돌아갔다. 철근 생산원가는 물론 빌릿의 생산원가 저지선까지 무너졌던 6월의 악몽을 떠올리게 됐다.

원가 방어선의 붕괴는 시장에도 큰 부담이다. 현재의 가격흐름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철근 시장은 남은 가을 성수기 동안 비상식의 가격구간에 갇힐 가능성이 높다. 즉,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불안한 여건에서 철근을 사고 팔게 되는 것이다. 

생산원가 미만의 적자운영 상황에서는, 무분별한 저가판매에 대한 손실보전(제강사↔유통 대리점) 기대도 힘들어 진다. 원가상승 등 통제할 수 없는 변수 상황에서도, 철근 공급을 장담할 수 없는 거래 리스크를 떠안게 된다.
 

나홀로 철스크랩 약세, 엇박자…’불안불안’

철스크랩과 철근의 엇박자 행보도 불안감을 더하는 문제다. 10월 들어 철스크랩과 철근 가격의 동반하락이 연출되고 있지만, 철근 낙폭이 3배 이상 많아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급락하는 철근 가격이 철스크랩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추세다.

국내 철스크랩이 나홀로 약세를 보이는 것도 불안하다. 중국과 일본 등 인접국은 물론 튀르키예까지 일제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눌려온 국내 철스크랩 가격이 예상치 못한 시점에 튀어 오를 경우, 철근 시장은 감당할 수 없는 위기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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