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이후 5개월 만에, 월말 시장의 가격반등 재현
월말 수요처, 철근 살 유통점 찾기 힘들어...일시적 수급불균형
적자탈출 승부수 vs 비수기 판매부담, 충돌...신경전 치열
월말 철근 유통가격이 반등했다. 과도한 하락장에 대한 경각심과 일시적인 월말 구매난이 가격을 밀어올린 이유로 지목된다.
6월 4주차 현재, 국내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67만원 선까지 회복했다. 66만5,000원의 실거래 가격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흔하다. 즉시현금 최저가격이 톤당 65만원 대까지도 내려갔던 것을 감안하면, 많게는 1만5,000원~2만원까지도 반등한 셈이다.
월말 철근 유통가격이 반등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를 보내는 동안 월말 가격은 대부분 종전 최저가격을 유지하는 보합세가 많았다. 하향심리가 자극을 받던 4월 말에는 마지막까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올해 1월 말의 가격반등이 5,000원정도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6월 말 반등은 비교하기 힘든 수준의 확실한 시세변화로 실감된다.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이 첫번째 이유로 지목된다. 유통점들이 조기마감에 돌입한 가운데, 적자판매가 뻔한 월말 판매에 나서는 유통점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장맛비가 오기 전에 공사 속도를 내던 월말 현장에 투입될 철근을 구하기 힘들 정도였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여기에, 분기 말을 앞두고 매출입 균형을 맞추려는 매입 수요도 한 몫 했다. 수입 철근 시장의 재고부족 체감이 커진 것 역시 월말 구매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격방침 이슈도, 복합적인 상승 요인 중에 하나다.
적자운영의 위기감이 높아진 ‘제강사가 7월부터 특단의 가격인상 방침 적용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제강사 대리점들의 월말판매에 더욱 단단한 빗장이 걸렸다. 어차피 급한 매출숙제를 끝내기도 했지만, 제강사의 가격방침 변수를 확인하고 판매를 재개하겠다는 생각이다. 반대로, 월말 구매를 계획했던 수요처들은 미루지 않고 구매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밖에, 제강사들이 6월 하순 들어 저가판매 선긋기에 나서는 등 유통시장 안에서 '6월 판매분 마감가격은 예상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진 것도 월말 판매단가를 끌어 올렸다. 일부 제강사가 적자판매 대신 시중 저가재고를 매입해 납품하는 고육책까지 나와 저가매물을 빠르게 소진 시키는 효과를 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월말 수요가 딱히 활발한 것으로 보기엔 어렵다”며 “다만, 거의 모든 유통점들이 조기마감에 나서면서 월말 수요처들의 구매처가 마땅치 않았던 게 월말 가격 반등의 이유”라고 지목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강사의 가격방침 변수에 시선이 쏠려 있긴 하지만, 본격적인 비수기에 진입하는 공포도 만만치 않다”며 “7월 초의 시장 흐름을 충분히 확인하겠다는 관망 분위기가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철근 업계의 ‘적자탈출 승부수’와 ‘비수기 매출부담’이 충돌하는 7월 시장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며 “월말∙월초 시장의 신경전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