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하순 들어 철근 유통시장의 정체 기류가 강하다. ‘물동량’과 ‘가격’ 공히 정체감이 커지면서, 남은 6월 시장에 대한 기대도 줄고 있다. 둔화된 철근 유통시장의 문제를 들여 다 봤다.
이제는…"파는 것도 부담, 사는 것도 부담"
뚝 떨어진 가격만큼, 철근 유통시장의 거래신뢰가 무너져 있는 게 사실이다.
판매처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내려간 유통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미 6월 기준가격을 3만원 이상 밑도는 데다, 7월 기준가격의 예상 인하폭까지 넘어선 시중가격을 감당하기 힘들다. 수요처 입장에서는, 평이한 시중가격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시중가격이 아무리 내려가도, 예외적인 최저가격을 찾을 수 밖에 없다. 수요처 입맛을 맞추는 데 한계가 큰 직송판매 대신, 가공장이나 하치장 매물을 사고 파는 것도 같은 이유에 서다.
파는 것도 부담이고, 사는 것도 부담이다. 판매처와 수요처 어느 쪽도 거래에 적극적일 수 없는 실정이다.

선제적 거래패턴…"팔 만큼 팔고 살 만큼 샀다"
6월 철근 유통시장에서는, 선제적인 매출 심리가 어느 때보다 강했다. 상반기 동안 반복된 ‘상고하저’ 흐름의 학습효과가 쌓이기도 했지만, 장마 등 기상변수가 많아지는 6월 하순 이전에 매출을 서두르려는 심리도 강했다.
선제적인 매출확보에 나섰던 유통점들은 6월 중순까지 급한 불을 끈 상태다. 매출공백을 채우지 못한 유통점들이 월말∙분기말의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무너진 가격 탓에 공격적인 판매의 딜레마가 커졌다. 6월 하순 판매에서는, ‘매출확보’와 ‘적자방어’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갈등에 직면했다.
수요처, 구매기피 구간…"6월에는 빨라졌다"
시세불안과 유동성 부담이 커진 수요처들의 월말구매 기피 현상이 뚜렷해 졌다. 결제시점의 부담이 큰 월말 구매를 피하고, 월초 시장의 변수를 확인하려는 구매심리다.
수요처들은 6월의 필수구매를 대부분 끝낸 것으로 판단된다. 아주 예외적인 저가매물이 아니라면, 급하지 않은 구매물량은 다음 달로 미루는 구매기피 구간에 조기 진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마 등 기상여건의 변수가 커진 것도, 수요처들이 구매조절을 앞당긴 이유이다. 비수기 진입에 앞서 보유재고를 줄이고 공사현장의 수요 상황을 살펴 탄력적인 구매에 나서는 것이다.
수입 철근의 저가매력 장기화…'옮겨가는 수요'
철근 유통시장의 정체감은 국내산과 수입산의 공통 체감이다. 하지만 10만원 안팎으로 벌어진 국내산-수입산 가격차가 2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바닥수요처들의 수입산 선호가 강해졌다. 소규모 수요처는 물론 중견 수요처의 현장도 수입 철근 구매 검토가 활발해 졌다. ‘수입 철근의 저가 경쟁력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기대감 또한 수입 철근 선택이 늘어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