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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폭등한 철근 유통價, 좁아지는 출구
단기 폭등한 철근 유통價, 좁아지는 출구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5.25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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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마지막 주 130만원 최고價로 ‘과속 출발’
최악의 품귀 속, 맹목적인 계단식 상승 경쟁
5월 하순 관성, 6월 시세판단 기준으로 위험
“6월 품귀, 추가 상승 기대 아닌 연착륙 기회”

■ 철근 유통價, “비상식이 비상식을 이끈다”

지난 주 철근 유통시장에서,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10만원의 역전구조가 연출됐다. 수입 철근 유통가격은 전주 대비 무려 20만원이나 오른 톤당 120만원까지 뛰었다. 국내산 철근 유통가격 역시 10만원 이상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역주했지만, 톤당 110만원 선에 그쳤다.

5월의 마지막 주 첫 날(24일), 국내산 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120만원~130만원까지 직행했다. 수입산 철근 또한 125만원~130만원까지 오르며 보조를 맞췄다. 지난 주의 ‘비상식’이라 여겨지던 수입 철근 가격을 국내산이 맹추격 하며, 격차를 5만원 선으로 좁힌 것이다. 격차가 좁아진 국내산 철근 가격에 안도(?)한 수입 철근 시장은 추가적인 가격인상을 저울질 하고 있다.

▲절정의 계절 실수요 ▲생산차질 악재 ▲가격방침 변화로 인한 거래혼선 등으로, 5월 하순 철근 유통시장의 품귀체감이 최악인 것은 맞다. 하지만 5만원, 10만원, 20만원 계단식 상승을 이어가는 이 시점의 철근 유통가격 상승을 설명할 어떠한 지표도 없다. 단지, 국내산과 수입산 철근 유통가격이 자존심 대결을 벌이 듯 수직 랠리를 이어갈 뿐이다.

이대로의 흐름이라면, 철근은 모든 철강재를 제치고 최고가(보통강)에 등극할 수 있다. 누군가는 ‘여기서부터는 신의 영역’이라는 표현으로 맹목적인 철근 유통가격을 꼬집었다. 누군가는 꼬일 대로 꼬인 철근 유통시장을 ‘한탕주의가 만연한 투기장’에 빗대기도 했다.

■ 5월 하순의 폭주, “이대로 순항할 수 있을까?”

5월 하순은 6월 시장의 거울일 수 있는가. 철근 유통시장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할 때가 됐다.

5월 하순의 철근 유통시장은 예외적인 악재들이 맞물렸다. 지난 연말부터 지속된 큰 흐름의 수급대란에서도 가장 최악의 악조건이다. 하지만, 단 하루에 10만원 이상의 가격이 뛰는 시황을 ‘정상적’이라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중요한 문제는, ‘5월 하순의 관성으로 6월의 시세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국 철근 가격의 급락 반전으로, 7월 이후 수입 증가 가능성이 열렸다. ▼치명적인 공급차질 변수로 작용한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재개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거래혼선을 부추겼던 제강사의 가격방침 변화도 가닥을 잡고 유통출하의 균형을 회복할 전망이다. ▼직접적인 기상악재 이전에도, 계절적인 비수기가 가까워지는 심리적인 부담도 점차 늘어난다. ▼무엇보다, 과도한 가격상승에 대한 고점인식은 철근 유통시장 스스로에게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철근 시장의 품귀는 6월에도 지속될 것이며, 심지어 장마기간에도 해갈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5월 말이 가까워질수록, 최고가에 파는 사람도 있어도 시세차익을 위해 최고가에 매집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막차’의 경계심이 커진 것이다.

단기 폭등한 철근 유통 시장의 출구전략이 중요해 졌다. 6월의 품귀를 추가적인 가격상승의 ‘기대’가 아니라, 안전하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연착륙의 ‘기회’로 여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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