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 철스크랩 시장은 주요 제강사들이 주말(17일)까지로 예정된 특별구매를 실제로 종료할지 대한 단서를 찾고 있다. 시중 물동량 증가와 적정 수준의 재고회복, 제품시황 개선과 수익 보전, 비교 척도인 한일스프레드 추이가 특별구매 종료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다.
이 조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중 물동량은 지난주 특별구매 효과로 4주 만에 늘어났다. 시황 풍향계로 통하는 영남권 철근 제강 4사 입고율은 지난주 목요일 기준 72%를 기록해 4주 만에 70%대로 올라섰다. 현재 30~40% 감산과 수입 없이 시중 구매에 편중하고 있는 구매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재고를 까먹지 않는 수준이다. 이번주에도 입고율이 70%대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제강사 입장에서 굳이 추가 인상을 할 필요성이 없어진다. 다만 예정대로 특별구매를 종료한 직후 매물심리가 가라 앉고, 입고율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은 따져야 한다.
이와 함께 특별구매로 시중 물동량이 다시 늘어났다는 것은, 발생이 저조하다는 것을 전제로 그만큼 시중 야드에 재고가 소진되었고 공급여력은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특별구매를 연장하거나 추가 인상을 해도 물동량이 더 늘어난다는 보장도 없다. 이런 역학 관계를 종합 판단해 특별구매를 연장할지 종료할지, 두 가지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 다만 특별구매의 기준단가 전환 후 두 번째 특별구매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제품시황이 한계에 부딪힌 점은 특별구매의 기준단가 전환 후 두 번째 특별구매를 실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최대 전방시장인 철근 유통가격(1차)은 지난주 연휴 직후 760원(kg)으로 출발했지만 거래공백을 확인한 후 곧장 750원으로 주저 앉아 2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철근시황에 비해 스크랩가격이 적정 수준에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인 철근유통가격대비 스크랩가격 상대지수는 3주 연속 49 수준으로 스크랩가격이 고(高)평가돼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참고로 올 1분기 평균 상대지수는 56.1로 상대지수가 50 미만이면 스크랩가격이 철근시황에 비해 고평가돼 있고 가격 하방 압력을 받는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현재 철근유통가격은 수요가 뒷받침하지 않은 상태서 최근 2개월간 오른 것이어서 ‘사상누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시장가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국내 도착도 원화 환산 기준 일본산 스크랩 역시 최근 3주간 엔화약세 원화 강세로 20원(kg) 하락했고, 국내 시장가격은 특별구매로 10원 올라 둘 사이 격차가 좁혀졌다. 월요일(12일) 도착도 기준 한일 스크랩가격 스프레드는 90원(kg)으로 추산돼, 역대 최대 격차(120원)를 보였던 4월 넷째 주로부터 30원 축소됐다. 올 1분기 평균(스프레드) 77원, 작년 4분기 평균 67원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부진한 업황을 고려하면 스프레드 자체가 100원 밑으로 떨어짐으로써 높은 일본산 도착도 가격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상승 압력은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수급측면에서는 포스코가 이번주 최장 4일간(포항 12~15일, 광양 14~15일 입고휴무) 시중 스크랩 구매를 중단해 목요일(16일) 재개할 예정이다. 2010년 10월부터 지난 15년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대행 구매해오다 5월 16일부로 직접 구매로 전환하기 위해 시스템이 재구축되는 것이다. 2026년 5월 예정된 광양제철소 250만톤 전기로 가동을 앞두고 스크랩 구매량이 대폭 늘어나는 것에 대비해 주원료로 격상된 스크랩의 구매시스템을 재정비하는 차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준지표인 튀르키예 시황가격이 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상승모멘텀이 강화될지 주목해야 한다. 세계 최대 튀르키예 스크랩 수입시장의 75%를 점유하는 미국 유럽 수출업자들은 높은 수집원가를 이유로 오퍼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튀르키예 철강사들은 계속되는 환율불안과 제품시장 부진을 이유로 신규 성약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더군다나 글로벌 스크랩가격의 방향성을 이끌어가는 용선원가는 지난주까지 11주 연속 4년 5개월래 최저 수준인 290달러 박스권에서 갇혀 있어 스크랩가격의 상승 동력이 떨어져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5일부터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경기부양에 나서는데 이를 통해 철강 업황이 개선되고 용선원가가 박스권을 탈출할 수 있을지, 주 후반부의 관전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