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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철근, “적자에 울고 불확실성에 떤다”
수입 철근, “적자에 울고 불확실성에 떤다”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10.14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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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최고價 보유재고, 적자판매 압박 커
거래침체로 더딘 재고소진, 자금운영 압박
치솟은 환율·들썩이는 해외 시황..불확실성↑
연말부터는 신규 공급불안에 시달릴 걱정

과다재고에 짓눌려 있는 철근 수입시장이 불확실성의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당장 눈 앞의 부담은 적자판매다. 지난 6월 철근 수입 평균가격이 톤당 800달러를 넘어선 이후, 원산지별 수입가격이 90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큰 격차의 최저가격을 형성해오던 일본산 철근도 10월 들어서는 900달러 선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최근 월에 수입된 철근의 원가는 톤당 105만원~115만원(부대비용 포함)에 포진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준선이 된 900달러 전후, 즉 톤당 110만원 안팎에 가장 많은 수입원가가 몰린 것으로 판단된다.

10월 중순 현재, 수입 철근 1차 유통가격은 톤당 104만원~105만원 수준. 이를 고려하면, 거의 모든 수입 철근의 적자판매가 현실화된 셈이다. 적자폭 역시 많게는 톤당 10만원까지 늘어난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마진을 확보할 수 없는 수입 철근 재고가 역대 최대 규모로 쌓여 있다는 점이다. 인천항의 수입 철근 보유재고는 추석연휴 직후부터 20만톤을 내려서지 못하고 있다. 한 달 가깝게 지난 이번 주 보유재고는 23만톤 규모로 더 늘어난 상황이다.

10월 하순부터는 본격적인 재고감소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9월 이후 신규 계약이 끊기면서, 10월 하순부터는 신규 입항물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쌓인 보유재고가 어느 시점에 얼마까지 줄어들지는 가늠하기 힘든 일이다. 철근 수입업계가 판매조절 능력이 회복할 수 있는 15만톤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 연내에 가시화될 지도, 현재로서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최고가의 과도한 보유재고에 자금이 묶이면서, 신규 입항물량의 결제나 신규 계약 등 향후 거래에 대해서도 압박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부담이 크다.

■ 심상치 않은 대외 변수, 연말부터는 신규 공급 ‘불안’

철근 수입업계가 직면한 부담은 과도한 재고와 적자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향후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은 또 다른 공포다.

치솟은 환율이 치명적인 변수로 부상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 ▲ 중국 헝다 그룹 위기 등 대외악재가 겹치면서,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이 1년 3개월 만에 1,200원 선을 넘나들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상승세가 장기화된 것도 부담이지만, ‘최고가 철근’과 ‘최고 환율’이 맞물리는 시너지 리스크가 극대화되고 있다.

공백이 길어지고 있는 철근 수입 계약도 불안감이 높아졌다. 역대 최대 재고가 쌓인 지금 당장은 계약공백이 당연한 상황이지만, 올 연말부터는 새로운 고민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석탄과 전력 대란, 감산, 수출규제 등으로 들썩이는 중국은 물론,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 폭등에 불이 붙은 일본과 대만 등 여타 지역의 철근 시장도 심상치 않은 형국이다.

과도한 보유재고 탓에, 해외 시황 체감이 둔감해진 한국의 철근 수입시장이 향후 감당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충격을 마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진퇴양란에 빠진 중국을 빼놓더라도, 주류가 된 일본산과 대만산 철근은 당장에도 톤당 900달러·10만엔 이하의 신규 계약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철근 수입시장이 남은 가을 성수기 동안에는 과도한 보유재고와 적자판매 압박에, 올 연말부터는 신규 공급 불안에 시달리는 첩첩산중에 놓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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