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IMF 때도, 금융위기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올 한해 봉형강 시장은 예측을 크게 넘어선 불황에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 설마 설마 했던 수요는 매달 어김없이 예측선을 밑돌았고, 뼈를 깎는 감산 노력마저 농락당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한 달 남짓의 시간을 남겨두고 있지만, 올 한해 봉형강 시장은 이미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수요절벽의 충격을 통감했다. 부족했던 것은 수요 뿐만이 아니었다. 불황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했고, 파격의 경기침체를 확인하고도 과거의 계절공식을 벗어나지 못해 스스로 리스크를 키운 아쉬움이 컸다. 그 결과는, 원가 이하 판매가격과 적자 성적표, 구조조정, 공장폐쇄 등 더욱 처절한 소식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철근 수요는 당초 전망보다 108만톤(12.2%) 적은 777만톤. H형강 수요 역시 전망보다 45만톤(18.0%)이나 적은 205만톤으로 추정된다. 각각의 수요량은 역대 최저 수준. 감소폭은 역대 최대치를 동시에 기록했다.
내년 수요전망에 대한 난처함이 클 수 밖에 없다.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실정에서, 막연한 기대를 반영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추가적인 실적감소를 전제로 내년 사업계획을 짤 수 없는 속사정도 불편한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올 한해 수요감소의 충격은 백약이 무효할 정도였다. 하지만 과도하게 빗나간 수요예측의 실패를 확인하고도, 신속하고 탄력적인 조정과 대응에 나서지 못한 시행착오가 더욱 뼈아픈 실패로 남았다.
내년 봉형강 시장이 더욱 긴장되는 것은, 바닥난 체력 때문이다. 시행착오의 수업료를 치를 체력의 여유가 이제는 없다. 올해와 같은 시행착오를 무기력하게 반복할 경우, 누구든 치명적인 상황을 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현실이 그렇다. 남은 12월 시장에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내년 봉형강 시장은 원가 이하의 비정상 가격으로 불황 2년차에 진입하게 된다. 충분한 체력과 안정적인 수익기반에서 출발했던 2024년과 전혀 다른 여건이다.
재고운영의 긴장감도 높다. 이미 반토막 가동률의 극한 한계상황에서, 비가동을 늘려서 공격적인 재고감축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생산과 판매를 촘촘하게 조절하면서 재고가 늘어나는 리스크를 만들어 내지 않는 게 최선이다.
다시, 수요전망의 화두로 돌아가자. 지난해 그토록 뼈아팠던 시행착오의 출발은 수요예측의 실패였고, 현실과 동떨어진 판매목표와 생산계획을 맞춰내느라, 무리한 저가판매와 과다재고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최악의 불황 2회차를 맞는 2025년의 자세는 분명 달라야 한다. 만회의 기회도, 유예도 없는 불황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운 시장의 경고를 되새겨야 한다.
국민이 없는데........
나라가 무슨 의미가 있나?
정당이 무슨 의미가 있고,
시장이 무슨 의미가 있고,
장관이 무슨 의미가 있고,
대통령이 무슨 필요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