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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유통價 5월 초 폭등, 무엇이 문제?
철근 유통價 5월 초 폭등, 무엇이 문제?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1.05.10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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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철근 유통 시중價 폭등..’한계 드러내’
4월 말 한 주 거래공백, 5월 초 폭주 부메랑
공급불안 커진 수입산 철근도 공격적 시세 견인
2분기 대란 확신 커진 거래심리 변화도 중요
재고 쥔 업체가 ‘甲’, 부르는 게 ‘값’인 시장

철근 유통시장이 한계를 드러냈다. 수요와 공급이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부딪힌 5월, 시중가격은 폭등했다. 이제는 수급 때문에 가격이 뛴 것인지, 가격이 뛰어서 수급이 풀리지 않는 것인지 조차 가려내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분명한 것은, ‘4월보다 심각한 5월 대란’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점이다. 당분간의 철근 시장에서 경험과 상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포감마저 높아졌다.

■ 폭등으로 출발한 5월, 무엇이 문제였나?

5월 첫 주 철근 유통가격의 폭등은, ‘4월 말의 거래공백’ 탓이 컸다. 버거운 거래흐름을 이어오던 철근 유통시장은 4월의 마지막 한 주를 멈춰 서다 시피 했다. 국내산과 수입산 유통 공히 4월 거래를 조기에 마감하면서, 밀려 넘어온 긴급수요가 5월의 문을 열자마자 시장을 들썩이게 했다.

거래심리의 변화도 주목할 요소다. 수급변화(품귀완화)에 긴장감을 높였던 철근 유통시장은 4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거래심리의 변화가 뚜렷했다. 제강사의 집중출하에도, 철근 시장의 수급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품귀가 심해지는 흐름에 신뢰를 갖게 됐다.

4월 하순 들어 2분기 철근 대란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철근 유통시장의 거래판단도 바뀌게 됐다. 극심한 품귀 속에서도 매집에 나서는 동시에, 판매단가 인상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4월 말에는 중국의 수출증치세환급까지 폐지되면서, 공급불안이 커진 수입 철근이 공격적인 시세상승의 견인차로 부상했다.

2분기 진입 전후의 철근 유통가격 상승은 당시의 품귀 체감 이외에도, 마진체계 확보를 위한 긴장감이 크게 반영됐다. 4월 하순 들어 가격 상승폭이 다시 커진 것은, 2분기 대란에 대한 확신이 거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다 큰 흐름의 문제도 되짚어야 한다. 지난 연말 글로벌 원자재 대란이 중요한 출발점이긴 했지만, 모든 철강재의 공통적인 문제였다. 다만, 분기가격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철근 시장은 지난 1분기 동안 쌓였던 ‘수급 왜곡’의 문제를 2분기로 넘겼다. 수요처와 공급처 모두 ‘2분기에 들어가면 모든 문제가 당연히 해결될 것’으로 봤던 예측실패와 안일함도 컸다.

■ 밀린 수요는 ‘불확실’·공급 한계는 ‘확실’

현재 철근 시장의 문제는 수요와 공급 모두에 있다. 밀리고 쌓인 실수요를 비롯해 갈증으로 남은 철근 수요가 얼마나 되는 지 가늠할 수 없는 것이 우선적인 문제다. 반면, 공급은 한계가 분명하다. 생산능력을 최대한 동원하고 있는 철근 제강사는 추가적인 증산의 한계에 부딪혀 있다. 수입 철근도 이미 확정된 계약공백이 큰 데다, 당장 5월에 신규 계약을 늘린다 해도 남은 상반기 안에는 공급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격폭등이 연출된 철근 유통시장은 ‘물량’과 ‘가격’ 어느 것도 기약할 수 없는 문제가 크다. 실수요 계약물량에 발목이 잡혀 있는 제강사는 수익구조가 나은 유통향 출하를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는 형편이다. 계약물량이 이행되는 실수요 시장과 달리, 현물 거래가 이뤄지는 유통시장은 하루하루 확보할 수 있는 재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많든 적든 철근 재고를 갖고 있는 유통업체가 ‘甲’이고, 부르는 게 ‘값’인 시장일 수 밖에 없다.

‘유통시장에서 철근이 돌지 않는 문제’도 다시 심각해 졌다. 힘들게 구한 철근 한 대를 얼마에 팔아야 할 지 고민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세차익을 극대화 하려는 투기적인 거래심리가 큰 자극을 받게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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