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제강사들이 추석 연휴 전후의 휴동일 확대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수요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추석 연휴 전후의 수급 불균형을 심상치 않게 보기 때문이다. 

9월과 10월 달력을 나란히 펼쳐 놓고 봐야 한다. 추석 연휴 직전 주말인 9월 23일(토)부터, 연휴 직후 주말인 10월 9일(월)까지 17일 동안 평일 영업일은 6일에 불과하다. 그 마저도 추석 직전 3일(9월 25~27일)은 실효성 있는 영업일로 기대하기 어렵고, 추석 직후 3일(10월 4~6일)은 건설현장의 복귀를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거래관망도 강할 가능성이 높다. 

곧바로 이어지는 한글날 연휴까지 끝난 10일(화)부터나 사실상의 10월의 영업일이 시작될 공산이 크다. 만약 수요부진과 거래관망 분위기가 생각보다 강할 경우, 10월 10일(화)~13일(금)까지의 영업일도 흐지부지 넘어가고 10월 16일(월)부터 제대로 된 10월을 시작하는 난감한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즉, 17일 간에 걸친 큰 흐름의 징검다리 연휴 동안 휴무를 지속하는 건설현장이 많을 것이고, 제강사들은 출하 없는 생산 여파로 보유재고가 눈덩이로 불어 날 수 있다. 제강사들이 추석 연휴 전후의 휴동일을 적극 확대하고 수급조절의 고삐를 바짝 죄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철근 제강사의 보유재고는 최근 3개월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왔다. 본지 추산 기준 14일(목) 아침 기준 8대 제강사의 보유재고는 34만8,000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출하가 한창일 영업일의 주간평균 보유재고가 35만톤에 육박한 것이다. 

이미 추석 연휴 전 보유재고가 최근 고점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추석 연휴 전후의 재고급증 부담까지 더해질 경우 통제불능의 재고더미 위에 올라 앉을 수 있다’는 우려도 무리가 아니다. 과거 경험에 비춰 볼 때, 명절 직후 제강사 보유재고는 5만톤 안팎의 증가폭이 보통이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일시적으로 10만톤 안팎의 재고급증 부담을 떠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복수의 제강업계 관계자는 “이미 크게 늘어난 보유재고에 추석 연휴 전후의 재고급증까지 더해지면, 철근 시장의 수급균형이 회복불능 수준까지 무너질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추석 연휴 전후 휴무일을 파격적으로 늘리는 감산 방안에 대해 경영진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추석 연휴 전후의 수급균형이 크게 흔들릴 경우, 향후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의도치 않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제강사 입장에서나 유통점 입장에서나 이번 추석 연휴 기점의 수급조절과 시세방어에 어느 때 보다 각별한 긴장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호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