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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①] 철근 수입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향방은?
[분석①] 철근 수입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향방은?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3.07.27 0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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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수입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최근 년도 수입시장을 주도해온 일본산의 대세가 중국산으로 돌아가는 원산지 구성변화가 대표적이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철근 수입은 25만6,706톤으로 전년 동기(37만2,777톤) 대비 31.1%(11만6,071톤) 감소했다. 상반기 수입실적으로는, 지난 2020년의 20만1,927톤 이후 3년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철근 수입 실적이 큰 폭으로 줄어든 동시에, 원산지 구성도 크게 엇갈렸다. 올해 상반기 동안 수입된 중국산 철근은 14만9,53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2만1,129톤)의 두 자릿수 실적증가로 역행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까지 수입시장을 주도했던 일본산 철근은 전년 동기 대비 49.1%(10만3,179톤)의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만산 철근 수입은 지난해 6월 이후 1년 이상 신규 수입이 끊긴 상태다. 

수입시장의 주도권이 3년 만에 뒤집혔다. 2021년 42.7%에 이어, 2022년 61.3%의 최대 점유율을 차지했던 일본산 철근 수입이 올해 상반기 41.7%로 뚝 떨어졌다. 2년 동안 최대 공급축 자리를 내줬던 중국산은 올해 상반기 58.3%의 점유율로 대세의 기반을 다시 회복했다. 

■ “앞선 일본산 대세부터 알아야 한다”

상반기 철근 수입시장의 지형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 대세의 배경과 원인을 들여다 봐야 한다. 

최근 년도 철근 수입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트렌드는 일본산의 대세였다. 항상 원산지별 오퍼를 저울질하는 수입시장에서 일본산의 독보적인 약진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중국산보다 일본산 철근을 선택했던 상대적 우위의 요소들을 살펴보자. 

첫번째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코로나19 변수다. 철근 수입시장에서 일본산 대세가 시작된 중요한 계기는, 2021년 상반기 중국의 수출증치세 환급 폐지에 이은 수출관세 부과 이슈였다. 증치세 환급 폐지 등 직접적인 수출입 부담을 떠나서도, 종잡기 힘든 정책변화가 중국산 철근 교역을 기피하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시국 동안 중국 정부의 돌발적인 원천 봉쇄 또한 선적과 입항 일정의 변수로 작용해 중국산 철근 수입을 기피하는 배경이 됐다.

두번째는, 환율 리스크다. 일본산 철근 선호가 크게 늘었던 2021년 이후 원화 대비 달러화와 엔화의 추세가 크게 달랐고, 그것이 중요한 변별요소로 작용했다.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됐던 원/달러 환율은 중국산 철근 수입의 기피요소로, 안정적이었던 엔저 기조는 일본산 철근 수입의 선호요소로 각각 작용했다. 환율의 급변 리스크는 철근 수입시장의 큰 공포다.

세번째는, 가격경쟁력의 우위다. 여타 시장여건을 떠나, 최종적인 변별력은, 단연 가격이다. 철근 수입시장에서 일본산 대세가 지속됐던 2021년~2022년 사이, 일본산 철근의 상대적 저가매력이 컸다. 수입원가도 낮은 데다, 중국산보다 높은 가격에 팔수 있는 일본산 철근에 대한 선호가 강해질 수 밖에 없다. 해당 기간 중국보다 일본 메이커들이 한국 시장의 입맛을 적극적으로 맞춘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같은 값이면 일본산’이라는 철근 수입시장의 신규 계약공식이 만들어지게 됐다. 
 

네번째는, SD400∙10mm로 대표되는 기본 구색의 인기다. 전체 철근 시장에서 소형(D10∙13) 규격의 수요가 가장 많기도 하지만, 특히 수입 철근 시장에서 SD400∙10mm 수요는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해왔다. 수입 철근의 수요기반이 대형 건설보다 중소형 공사현장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철근 대란이 일어났던 2021년 철근 시장에서는, 국내산과 수입산 공히 SD400∙10mm 철근은 귀한 몸으로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판매걱정 없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SD400∙10mm 철근의 주력 공급원 일본산 수입에 관심이 집중되는 게 당연했다.

- ②편 연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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