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유가 경제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크랩가격을 이끄는 선행지표들은 여전히 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황 풍향계로 통하는 영남권 철근 제강4사 입고율은 지난주 84%(목요일 기준)로 2주 연속 정체하며 3월초 이후 1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줬다. 4월 첫 주에는 월말효과로 물동량이 둔화됐다고 봤지만 둘째 주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아, 수급을 압박하고 있다. 4월 시작과 함께 특별구매 일부를 철회해 과열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했던 역내 제강사들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일부 제강사는 단위물량 특별구매를 열어 강세분위기만 재확인됐다. 경인·충청권에서도 현대제철 단가인하(4월 1일)에 대해 역내 경쟁 제강사들이 쉽게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대 전방시장인 철근은, 1차 유통가격이 4주 연속 올라 스크랩가격을 지지한다. 금요일(10일) 기준 시황가격은 전주대비 10원 오른 820원(kg)으로 2024년 9월 이후 2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철근 시황에서 스크랩가격이 적정 수준에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인 철근 1차유통 가격대비 스크랩가격 상대지수는 56.1(철근 820원=100 vs 영남권 중A 460원 전제)을 기록해 3주 연속 적정 수준(50 중반대)에 있다. 앞으로 철근 유통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어, 스크랩가격을 견인할 전망이다. 제강사 수익성을 보여주는 철근-스크랩 메탈스프레드 역시 360원(820-460원)으로 2025년 7월 5주(365원) 이후 9개월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 시장도 국내 시황가격의 상승 지렛대로 작동할 전망이다. 지난주 가격선행지표인 관동철원협동조합 4월 정기 수출입찰(9일) 낙찰가격이 2023년 3월 이후 37개월래 최고치(H2 FAS 54,329엔)로 급등했고 일본 스크랩시장가격 선도기업 동경제철은 지난 주에만 2500엔 인상해 전 거점 구매가격이 2024년 3월 이후 25개월래 최고치로 세팅됐다.
이 가격대를 기준으로 이번 주 한국向 H2 FOB 기준 시황가격은 5만3000엔으로 평가되며, 이는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25개월래 최고치다. 영남권 제강사 도착도 원화 환산 단가는 545원(kg)으로 동급의 경량A(현금 중심 값 440원)보다 105원 높다. 2025년 4월 넷째 주(±120원) 이후 12개월래 가장 많이 격차가 벌어졌다.
국제 스크랩가격 등락의 ‘트리거’ 역할을 하는 튀르키예 수입 시황가격은 금요일(10일) 402달러(HMS No1&2 80대20, CFR)로 4주 만에 상승세는 멈췄지만 여전히 25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스크랩가격의 상승동력으로 작동하는 철근 수출가격도 2주 연속 605달러(FOB)를 기록해 2024년 10월말 이후 18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튀르키예 제강사들이 스크랩가격을 어느 정도 인상할 여력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철근-스크랩 마진스프레드는 203달러(605달러 - 402달러)로 2025년 11월 다섯째주 이후 5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최근 가장 빠듯했던 3월 첫 주(179달러)와 비교하면 숨통이 다소 트인 상태다.
튀르키예 제강사들이 치솟는 스크랩가격을 견제하기 위해 대체 수단인 빌레트 수입을 늘리면서 주말 빌레트 수입가격은 직전주 대비 10달러 오른 톤당 500달러(CFR)를 돌파했다. 연초(460달러)대비로는 40달러 올라, 같은 기간 스크랩가격 상승폭(370 → 402달러, +32달러)을 웃돌고 있다. 빌레트 가격상승으로 제강사들의 선택지가 다시 스크랩으로 돌아올지(상승할지) 이번 주 관전포인트다.
중국 시장은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가운데 목요일(16일) 예정된 1분기 GDP와 3월 산업생산·소매판매 결과로 경제회복속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국제 기준지표인 청도항 도착도 철광석 현물가격은 주말 103달러(Fe62%, 분광)로 마쳐, 5주래 최저이자 2주 연속 완만하게 하락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 중국과 글로벌 생산·수출 2위 기업 호주 BHP의 2026년 장기계약을 둘러싼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에 공급차질 우려가 공급과잉 우려로 바뀌고 있다.
중국 국영 구매 전담창구인 중국광물자원유한공사(CMRG)가 BHP 브랜드 철광석에 대해 여러 경로로 구매제한 조치를 취하며 압박하자 지난 주 BHP의 CEO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갈등 봉합을 시도하고 있다. 양측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현재 사상 최대 수준인 항만 수입 철광석 재고(4월초 1억7천만톤 내외)가 부각되며 가격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하락은 용선원가 하락을 이끌어, 금요일 기준 톤당 332달러로 5주 만에 소폭 하락했다. 중국 고로의 용선원가에 비해 스크랩가격이 적정 수준인지 판단하는 지표인 용선원가대비 스크랩가격 상대지수는 금요일(10일) 기준 121.1(용선원가 332달러=100 vs 튀르키예 스크랩 402달러)로 2025년 6월 다섯째 주 이후 10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최근 3개월 평균인 113.5와 비교해 고평가돼 있다. 현재 용선원가를 기준으로 국제 스크랩가격은 20달러 높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