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매출도 수익도 한계...거래 신뢰 못 지킨 오점
빌미 제공했던 철근 업계도, '상생 경쟁력' 강화 숙제
포스코가 코일철근 시장 진입 3년여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철근 시장의 한계를 곱씹을 대목이기도 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포스코는 코일철근 사업 철수에 대한 검토를 최종 확정 짓고 거래처에 공식적인 사업 중단 방침을 전달했다. 다만, 포스코는 남은 상반기까지는 잔여 공급물량의 납품을 이어갈 예정이다.
빌릿(반제품)과 코일철근 등의 재고를 소진하는 동시에, 거래처와의 공급 계약을 이행하면서 안정적인 사업정리의 수순을 밟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올 들어 코일철근 신규 거래를 제한하고 판매를 줄여온 것도 사업 철수를 염두에 둔 행보였던 것 같다는 해석도 나온다.
야심 차게 출사표를 던졌던 포스코의 코일철근 사업은 상업판매를 시작한 2023년 여름 이후 3년여 만에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포스코의 씁쓸한 퇴장, 무엇 때문?
사상 최악의 철근 수요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코일철근 매출의 한계가 커진 데다, 철근 가격이 원가를 크게 밑도는 비상식의 역마진 구조에서 수익 창출의 한계 또한 극에 달했다.
포스코가 2021년 철근 시장의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을 지켜보고, 선재 유휴설비를 활용한 코일철근 시장 진출을 결정했던 2023년의 계산이 크게 빗나간 셈이다. 가공 턴키 시장과 연계된 코일 철근 거래의 특성을 정확히 꿰뚫지 못했다는 지적도 뼈아프게 남았다.
관련 업계는 최근 년도 포스코 코일철근의 원가가 90만원대 중반~100만원대 초반을 오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만족할 매출 성과도 이끌어 내지 못한 데다, 막대한 적자 판매 부담까지 떠안아야 했던 속앓이가 컸을 법하다.
곱지 않은 외부의 시선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철근이 본업인 전기로 제강사들도 생산설비를 폐쇄하고 생산 교대조를 축소하는 등 생존 고육책을 선택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까지 철근 산업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데다 ▲선재 유휴 설비를 활용한 포스코의 코일철근 사업에 대한 불만과 따가운 시선이 집중됐다.
결국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포스코는 코일철근 사업에 대해 회사 안팎 모두에서 명분과 설득력을 얻어내지 못했다. 포스코의 마지막 퍼즐, 강건재 사업과의 시너지 또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포스코의 철근 사업 철수가 남긴 것은?
역설적이지만, '글로벌 철강 대기업 포스코도 자존심을 구긴 레드오션'이라는 K철근 시장의 악명을 남기게 됐다.
포스코는 '포스코'라는 이름값의 신뢰로 코일철근 공급선을 바꾸고 설비 투자에 나섰던 수요처들과의 약속을 지켜내지 못한 거래 신뢰의 오점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포스코가 철근 시장에 진출하는 빌미를 제공했던 기존 철근 업계가 보다 견고한 상생의 경쟁력을 구축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