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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내년 철근 시장 판도 바꿀 '수출 특수' 급부상
[이슈] 내년 철근 시장 판도 바꿀 '수출 특수' 급부상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5.12.18 0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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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철근 시장의 판도를 바꿀 특급변수로 수출 이슈가 급부상했다. 최악의 불황과 적자판매 위기, 가격정상화 동력의 부재 등 총체적 난국에서, 수출 특수가 철근 시장의 활로를 여는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막막했던 철근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에 기대가 커졌다.
 

누구도 예상 못한 구원투수, '수출 특수'는?

철근 업계가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사이 철근 업계에서 30만톤을 훌쩍 넘어서는 미국향 철근(ASTM) 수출이 대거 성약 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까지 국내 철근 메이커 7개사(제강 6사+단압 1사)가 수출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며, 여타 제강사들도 수출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수출 광풍을 일으킨 국내외 상사들은 ‘미국향 철근 수출 특수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 오퍼를 쏟아내던 바이어들이 연말 크리스마스 연휴에 들어가면서 북적이던 수출 시장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철근 업계는 내년 초부터 수출 특수 2라운드가 재개될 것으로 보고, 수출 대응 여건을 점검하고 있다. 

제강사들은 지난해부터 철근 수출에서 불황의 탈출구를 찾았다. 하지만 철근 수출이 본적으로 늘어난 것은 올해다. 한국철강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15일까지 철근 수출은 13만2,602톤으로 2024년(4만346톤)의 3.3배로 치솟았다. 국가별로는 ▲미국(7만321톤)과 ▲싱가포르(3만366톤) 수출이 압도적으로 많은 가운데, ▲괌 1만2,019톤 ▲호주 7,273톤 ▲도미니카공화국 6,045톤 등이 뒤를 이었다. 

그동안 철근 수출은 특정 시점의 프로젝트 수출로 단발성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 10월부터는 월평균 2만톤 이상의 철근 수출이 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해당 수출의 90% 가까운 수량이 미국을 향했다. 올해 4분기부터 미국향 수출 특수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셈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장벽이 뜻밖의 기회를 만들었다.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 이슈와 막대한 철강 관세(한국 25%→50%) 정책이 맞물리면서 미국 철근 가격이 톤당 900달러(원화 120~13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오른 데다, 1500원에 근접한 고환율까지 수출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향 수출쿼터 규정까지 사라지면서 수량 제한의 족쇄도 함께 풀렸다. 이렇다 보니, 50%의 철강 관세를 물고도 미국향 철근 수출 러시가 가능해 졌다. 

현대제철이 12월 동안 인천 철근 공장을 ‘수출 계약분’과 ‘원전공사’ 납품 생산에 올인하고, ‘내수판매 중단’을 선언한 것도, 미국향 수출 특수가 숨은 자신감으로 작용했다.

연말 철근 제강사들의 재고부족과 출하제한에서 풀리지 않던 의문의 퍼즐 또한, 대량의 미국향 수출 계약이었다. 이미 일부 제강사에서는 ‘생산라인은 수출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내수판매는 시중 철근재고를 매입해 납품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전방위 파급효과, '수급'에도 '가격'에도 특급 변수

역대 철근 시장에서, ‘거의 모든 제강사’가 ‘특정시점’에 ‘30만톤 넘는 수출계약’을 체결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30만톤 이상으로 추정되는 계약수량도 엄청난 규모이지만, 해당 계약의 대부분이 내년 2월~3월에 집중 선적되는 일정은 더 큰 부담이다.

현재까지의 수출 계약만으로도, 내년 1분기 철근 시장의 수급과 가격 모두에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 연초 비수기도 "배정출하 가능성 높다" 

수출 계약량을 30만톤으로 잡아도, 올해 성수기 한 달 전체 철근 판매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년의 3.3배로 폭증한 올해 철근 수출의 두 배 넘는 수량이기도 하다. 내년 2월~3월에 집중된 수출 선적일정을 맞추기 위해, 당장 내년 1월부터 수출물량 확보를 위한 생산에 매진해야 한다. 

대부분 철근 제강사가 생산라인 근무조를 4조 3교대 → 3조 3교대 또는 2조 2교대로 축소한 데다, 수급긴장감이 높은 철스크랩의 구매도 크게 줄인 상태다. 보유재고와 생산일정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연초 비수기에도 계약 이외 일반판매의 배정출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 원가 이하 적자판매 경쟁 이어갈까?..."아닐 텐데"

미국향 수출 특수 덕분에, 적어도 내년 1분기 철근 업계는 ‘매출확보’와 ‘공장가동’ 부담을 크게 덜게 됐다. 단순한 예로, 30만톤의 수출 계약량이 1분기 매달 10만톤씩 선적된다 해도 내수판매 부담이 20% 가깝게 줄어드는 계산이다. 즉, 팔수록 손해만 쌓이는 적자판매에 목을 맬 이유가 없어진다.  

가장 큰 설득력은, 수출가격이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철근 업계의 최근 미국향 수출 계약가격은 톤당 530달러~540달러(FOB) 구간에 집중됐다. 원화로 환산할 경우, 톤당 78만원~8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적자 부담을 떠안으면서 톤당 65만원 안팎의 출혈판매를 이어갈 이유는 더더욱 없어졌다.

◆ SD400 철근, 내년엔 "더 귀한 몸 될 수도…"

SD400강종의 결품은 연말 철근 시장을 지탱하고 반등장을 이끈 동력이었다. 톤당 10만원 이상의 적자판매 부담을 의식해, 제강사들이 SD400강종의 철근 생산과 판매를 줄인 게 주효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선적이 예정된 미국향 철근 수출 계약의 주력 강종은 SD300(ASTM 280)과 SD400(ASTM 420)이다. 제강사들이 빠듯한 수출물량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적자만 쌓이는 SD400강종의 일반판매를 위해 추가 생산에 나설 지 의문이다. SD400강종 철근의 재고부족 체감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 "가공 턴키∙관수 등 실수요 시장도 판세 바뀔 것"

역마진의 주범 SD400강종 철근의 결품 상황에서도, 가공턴키와 원철 프로젝트, 관수 등의 출하를 멈출 수 없는 이유는, 계약 이행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계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중 철근 가격보다 10만원 이상 높은 수출이 대거 성약 되면서, 철근 제강사들은 실수요향 저가판매 유혹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철근 제강사들은 ‘과도한 저가 계약을 유도하는 실수요처의 구매입찰에 대응하지 않는’ 내부방침을 정한 상태다. 

다수공급자계약(MAS)으로 바뀐 관수 철근의 저가 입찰에도 소극적인 태도로 바뀌고 있다. 최근 관수 철근 시장의 경쟁입찰 가격이 심각하게 무너지면서, 할인 부담이 큰 2단계 경쟁입찰을 포기하는 제강사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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