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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價 이원화 체계, “저울대 오르나?”
철근價 이원화 체계, “저울대 오르나?”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5.19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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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가-시중가 역전현상 심화...대리점 적자판매 위기
실수요 상실∙재유통 경쟁, 장기화된 적자운영 피로감
가격방침 현실화로 하락세 자극할까...고민도 불편
제강사, "방향성 뚜렷해질 때 까지 지켜볼 것" 신중
적절한 현실화 시기 놓치면, 원칙마감 흔들리까 우려도

1년째를 맞는 철근 가격 이원화 방침이 기로에 섰다. 

5월 중순 현재, 국내산 철근 1차 유통(직송)가격은 톤당 117만원~117만5,000원 선까지 떨어졌다. 5월 마감가격(119만원)을 1만5,000원~2만원 밑도는 구조다. 마감가격을 밑도는 만큼, 팔수록 적자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지난 12월~1월에도 철근 유통가격이 마감가격을 밑도는 상황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바닥인식이 강했던 데다, 시장의 보유재고 수위나 거래체감도 지금과는 크게 달랐다.   

무엇보다, 장기화의 피로감이 커졌다. 지난해 6월 이후 1년 동안 ‘8만원 이원화’ 체제가 지속되는 동안 유통업계는 실수요 시장에서 설자리를 잃었다. 경쟁이 치열해진 재유통 시장 또한 바닥시장의 한계가 큰 실정이다. 특히, 적자운영의 압박감이 커졌다. 지난해 11월부터 5월 현재까지 6개월 동안 1차 유통 평균가격은 마감가격을 톤당 2,000원 웃도는 것에 불과했다. 판매관리비 등을 고려한 총원가 개념에서는 여지없는 적자판매다. 

이면의 갈등도 적지 않다. 유통시장의 보유재고가 산적한 상황에서 '제강사가 6월 유통향 판매가격을 낮출 경우, 보유재고의 평가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렇다고, 톤당 2만원을 넘어서는 적자판매를 오롯이 떠안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제강사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원화 가격체계의 합리성을 지켜 가기 위해서라도,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가격체계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의 방향성이 명확해질 때 까지는 섣부른 조정을 미뤄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유통가격이 떨어지는 대로 마감가격을 현실화하면, 손실보전 기대감만 키워줄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제강사의 수요체감은 나쁘지 않고 보유재고도 많지 않은 데, 가격체계를 성급하게 손을 댈 필요가 있느냐’는 여유도 깔려 있다. 

제강사의 갈등도 없지 않다. 철근 유통시장이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제강사의 유통향 판매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유통 대리점의 적자판매가 장기화될 경우 음성적인 가격정책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럴 경우, 오랜 시간 힘겹게 다져온 ‘원칙마감’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 과거의 혼전으로 되돌려 지는 것이다.  

향배를 가름할 관건은, 남은 5월 하순의 철근 유통시세다.  

업계 관계자는 “제강사와 유통업계,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가격방침의 연착륙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정도의 적절한 (가격체계)현실화는 추가적인 가격하락을 막는 배수진 효과를 낼 수도 있다”며 “이를 통해 원칙마감의 신뢰를 지켜가는 실익이 더 클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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