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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봉형강 쇄신에 던져진 물음표
현대제철 봉형강 쇄신에 던져진 물음표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0.07.3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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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in 정호근 기자
스틸in 정호근 기자

현대제철이 영업본부의 파격 개편을 단행했다. 통합과 재편의 그룹사 기조를 반영했다는 말도 맞고, 빨간불이 길어진 영업실적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말도 맞다.

하지만 개편의 초점이 유독 인사에 맞춰졌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특히, 봉형강 부문에서는 ‘건설강재사업부장’을 포함해 ‘철근영업실장’과 ‘형강영업실장’까지 모든 임원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이례적인 인사를 선택했다. 영업본부의 4개 사업부 가운데 실장까지 전원교체는 봉형강 뿐이다.

날벼락 인사를 마주한 현대제철 현업의 삭막한 심정은 인지상정이다. 각별한 관심을 모았던 회사 밖 시선마저 혼란스럽다. 유통 대리점과 가공사 등 협력사는 물론, 실랑이를 이어오던 건설업계까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내부적인 속사정이야 깊게 알리 만무하다. 하지만 영업실적 악화의 문책이라면, 자타공인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봉형강 부문의 집중타격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외부의 정서다. 무엇보다 봉형강은 이미 과감한 정책 쇄신이 진행중이었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 물음표를 던지는 이유다. 오랜 거래관행의 틀을 깨는 승부의 피치를 올리던 시점에, 전원 선수교체를 선택한 인사를 공감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사활을 건 변화의 물꼬를 트던 상황의 예민함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다.

현대제철의 파격 인사 소식에 봉형강 시장은 새로운 불확실성을 걱정하고 있다. 불황을 관통하고 있는 불확실성에, 선두기업의 불확실한 변화가 혼돈의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봉형강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해온 현대제철의 정책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불안감도 크다.

기우여야 한다. 하지만 현대제철과 오랜 거래를 이어오던 협력사와 수요처의 갈등이 커졌다는 점만큼은 눈 감아 선 안될 현실이다. 봉형강 거래방침의 매듭을 풀어가던 건설업계에서도 상대를 잃은 난감함에 ‘그동안 헛심을 뺀 게 아니냐’는 한숨 소리가 전해진다.

물음표가 붙은 이번 인사가 ‘쇄신을 위한 쇄신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새출발의 각오를 다지는 현대제철이 풀어야 할 첫번째 숙제이자, 현대제철을 바라보는 시장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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