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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재현된 물류대란, 봉형강 여파 ‘제각각’
또 다시 재현된 물류대란, 봉형강 여파 ‘제각각’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11.25 0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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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탄 맞은 제강사, 주요 생산거점 출하 봉쇄
유통, 운송차질 체감보다 거래침체 실망감 커
수입 철근도, 국내산 대체 수요 체감 없어…
가공업계, 미리 바닥난 원철 재고부족 걱정
이번 주말 분수령, 다음주부터 파업 체감 본격화

막바지 성수기 실수요로 분주하던 봉형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목) 오전 출정식을 갖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6월 파업의 후유증을 혹독하게 겪었던 봉형강 시장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제강사다. 본지 조사 결과, 철근과 형강을 구분할 것 없이 포항과 당진, 인천 등 주요 생산거점의 제강사는 곧바로 발이 묶였다. 특히 노조의 집중 타깃이 된 포항과 당진에 위치한 제강사는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인천과 부산 등지의 제강사는 사정이 조금 나았지만, 평소의 10%~20% 수준에 그쳐 사실상 정상적인 출하가 불가능했다. 

이 밖의 거점에 위치한 일부 제강사들은 30% 이상의 출하를 기록해 사정이 조금 나았다. 하지만 파업 첫 날 화물연대 봉쇄가 본격화되지 않은 시점의 체감이어서 긴장을 풀기 어렵다.

봉형강 유통, 화물연대 파업? “물동량 원래 없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봉형강 유통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당장 운송차질의 체감은 크지 않았다. 운송파업 이전부터 봉형강 유통시장의 거래침체가 워낙 심했던 탓에, ‘파업 전후의 체감차이가 크지 않다’는 씁쓸한 반응을 꺼내 놨다.

급한 수요처들은 파업 전날까지 필수 구매를 마친 상태이며, 대부분 유통 수요처들은 ‘급할 게 없다’는 반응으로 ‘추가 구매는 파업 향배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이 아니더라도 철근과 형강 시장의 시세불안이 컸던 데다, 이번 운송파업이 봉형강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경계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수입 철근 시장도 비슷하다. 장거리 출하나 웃돈 운송에 대한 체감은 일부 있었지만, 출하차질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수입업체는 많지 않았다. 국내산 유통과 마찬가지로, 출하차질보다 거래침체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쳤다. 운송파업으로 제강사 출하가 막히고 국내산 철근의 유통거래가 끊기면, 수입산 철근으로 대체 수요가 넘어올 것을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운송파업 첫 날 대체 수요의 체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공업계의 긴장감은 높다. 일단 파업 첫 날 철근 가공시장의 운송대란 체감은 크지 않았다. 일부 가공장에서는 ‘파업 이전에 가공 철근 운송을 기피하던 운송차량의 수배가 오히려 수월했다’는 의외의 체감도 있었다. 운송파업 이전에 자재 확보에 나선 공사현장들도 평소 수준의 가공 철근 발주를 이어갔다. 

문제는 원철이다. 운송파업의 직격탄을 맞은 제강사의 원철근 출하가 끊기면서 가공업계의 가동차질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욱이 파업 이전부터 가공장의 재고부족이 심각한 상태였다 보니, 제강사의 원철 공급차질이 곧바로 가공장을 멈춰 세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화물연대 파업 여파의 분수령은 이번 주말로 지목된다. 정부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근거한 ‘운송개시명령(거부 시, 3년 이하 징역∙3천만원 이하 벌금)’ 의지를 밝힌 가운데, 파업의 양상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긴장감이 높아진 봉형강 업계도 이번 주말을 지나면서 파업 관련 체감이 뚜렷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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