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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실수요-유통 시황 격차 극단…"강 건너 불"
철근 실수요-유통 시황 격차 극단…"강 건너 불"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11.22 0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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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 집중된 제강사, 납품차질 속출…발등의 불
급한 건설사도 대체 공급선 물색하느라 ‘동분서주’
밀려 있던 실수요 현장, 불확실성 탓에 수급 엇박자
실수요 대란에도, 유통시장은 수요공백 위기감 높아
수입 철근 시장도 국내산 대체 수요 체감 못 느껴…

철근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제강사에 집중된 실수요와 유통수요의 격차가 더욱 극명해 졌다.

11월 하순, 철근 실수요 시장은 절정을 넘어 하루하루 발등의 불을 끄기도 바쁘다. 실수요 비중이 높은 대형 제강사는 외부 매입을 통해 납품차질을 메울 정도이며, 유통 주력 제강사도 실수요 출하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공사차질이 심각한 대형 건설사들은 기존 턴키 계약 제강사를 대체할 공급선을 찾느라 분주하다.

당장의 실수요 시장만 놓고 보면, 지난해 5월의 철근 대란을 떠올릴 만한 상황이다. 

밀려 있던 실수요 현장의 수요예측이 어려웠다. 공사현장이 협력업계의 잇단 파업에 발목이 잡힌 탓도 있지만, 불확실한 건설시황을 지켜보며 진행중이던 공사를 막연히 미뤄온 문제도 적지 않다. 

제강사 역시 ‘막바지에 몰릴 실수요가 이 정도 일지 몰랐다’는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봄 성수기 시즌부터 실수요가 쳐지기 시작해 가을 성수기 초반까지 지지부진했다. ‘진행중이던 공사현장의 5월~8월 철근 발주가 너무 적었던 게 이상할 정도였다’는 지적도 뒤늦게 나온다. 

과도한 보유재고를 떠안고 있던 철근 제강사들은 줄어든 수요에 맞춰 최적생산 강도를 끌어 올렸다. 결과적으로, 불확실성이 컸던 실수요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엇박자가 심하게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력과 운송 등 운영난이 커진 가공업계의 현실이나, 화물연대 파업(24일)을 의식해 자재를 미리 확보하려는 공사현장의 집중발주도, 철근 실수요 시장의 수급난을 부추긴 요소로 지목된다.

실수요 대란에도 유통시장은 ‘냉랭’…수입 철근 수요도 ‘조용’

대란의 악몽이 재현된 실수요 시장과 달리, 유통시장은 수요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실수요에 집중하느라 제강사의 유통향 철근 공급이 원활치 못한 실정이지만, 유통시장은 요지부동이다. 

대다수 유통업체들은 재고부족에 대한 체감보다, 수요공백에 더 큰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강사의 원활치 못한 철근 공급 때문에, 그나마 있던 수요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도 있지만, 그보다 많은 유통업체가 거래 실종을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강사의 보유재고가 바닥을 드러낸 상황에도 ‘비축수요’나 ‘가격상승’에 기대감을 보이는 유통업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마감선(106만4천원)을 크게 내려선 유통가격(103만5천원)의 추가 하락만 멈춘 상태다.  

수입 철근 시장도 조용하다. 제강사와 유통시장의 보유재고가 이정도로 바닥을 드러내면, 국내산을 대체하는 수입 철근 수요가 활발해지는 게 당연했던 경험이다. 하지만 11월 현재까지 국내산 철근의 대체 수요를 실감하는 수입업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유통 시장 관계자는 “극심한 거래공백에 시달리는 유통시장에서는 제강사의 실수요 대란은 ‘강 건너 불’ 일 뿐”이라며, “아직까지는 제강사 실수요 대란과 유통시장을 연결 지어 볼 체감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유통시장의 수요기반이 얼마나 무너져 있는 지를 통감할 일”이라며 “철근 수요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유통시장에 대한 회의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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