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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첫날부터 봉형강 시장 ‘꽁꽁’
화물연대 파업, 첫날부터 봉형강 시장 ‘꽁꽁’
  • 정호근 기자
  • 승인 2022.06.08 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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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강사 출하차질 심각, 10~15% 출하 체감…아예 중단도
先발주∙先출하 여파로, 신규 거래도 급감…멈춰선 시장
“파업 2~3일차부터 건설현장∙봉형강 시장 체감 클 것”

화물연대 파업 첫 날부터 봉형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제한적인 배차가 이뤄지는 상황이지만, 파업 2일~3일차부터는 봉형강 시장과 건설현장 모두 체감되는 차질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7일(화) 오전 10시 기준 화물연대 조합원 8,2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추정되는 2만2,000명의 약 37% 수준이다. 7일 오전에 부산, 인천, 경남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지부별 집단운송거부 출정식을 가졌고, 오후에는 충남과 제주 지역에도 집회가 예정돼 있어 파업에 동참하는 인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제강사, 평소의 10~15% 출하 체감…"10% 미만이나 출하중단도" 

봉형강 시장에서는, 생산거점인 제강사의 출하차질이 심각하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7일 오후 기준 7대 철근 제강사는 대체로 평소 출하물량의 10%~15% 출하상황을 체감했다. 10% 미만의 출하나, 출하불가 상황을 호소하는 제강사도 3곳에 달했다. 20% 이상의 출하 체감을 밝힌 제강사는 1~2곳에 불과했다. 

체감상으로는, 지난해 11월의 화물연대 총파업 당시 20%~30% 수준의 출하보다 심한 상황으로 비교된다. 

철근 제강사들은 화물연대 파업을 의식한 선제적인 발주와 출하가 지난 주에 몰렸다. 주말(4~5일)과 현충일(6일) 또한 대다수 제강사 이례적인 출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화물연대 파업을 대비해, 가공장이나 유통 대리점으로 출하 예정 재고를 미리 옮겨 놓기도 했다.

H형강 제강사의 상황은 더 나쁘다. 화물연대 노조의 강성 지역인 포항은 아예 출하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인천도 오전에 극히 일부만 출하되는 데 그쳤다. H형강 제강사는 기약 없는 출하차질이 길어질 경우,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한 비가동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 유통시장, 당장 운송차질보다 발주 감소 ‘부담’

봉형강 유통시장의 체감도 예상보다 강하다. 화물연대 파업의 직접적인 체감은 제강사보다 덜하다. 하지만 원하는 시점과 착지의 운송차량 수배가 어려운 실정이다. 유통업체들은 평소보다 넉넉한 납품기간의 양해를 구하고 있지만, 상당수 발주는 납품일 확정을 요구하는 등 대응불가 수요가 대부분이다. 일부 재유통 시장에서는, 이미 결제가 이뤄진 거래가 납품차질 때문에 환불되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지난 주와 연휴 동안 선제적인 출하가 이뤄진 탓에, 발주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거래량이 크게 줄다 보니, 시중 유통가격도 이렇다할 변화를 찾기 어렵다. 현재까지는 ‘제강사 출하차질로 인한 유통시장의 수혜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수입 철근 시장의 경우, 일단 보세창고 보유재고 출하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운송차량 확보난과 발주 감소 부담은 마찬가지다.  

■ "파업 2일~3일차 체감 다를 것"…우려

수요처인 건설업계는 화물연대 파업 전부터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운송차질을 가장 우려했다. 시멘트를 운송하는 BCT 차량이 멈추면, 레미콘 생산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PHC파일 등 여타 핵심 자재의 운송차질도 단기간 내에 공사현장을 멈춰 세울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1일~2일은 건설현장의 보유자재로 공사차질을 막을 수 있더라도, 운송파업 2일~3일차부터는 공사를 멈추는 현장들이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하상황이 비교적 양호한 철근 가공업체들도, 운송대란이 길어질 경우 원철 공급문제로 정상가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강사와 건설사 등은 이번 화물연대 파업이 최소 3일~4일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럴 경우, 사실상 6월 2주차 거래가 운송파업 여파에 가로막힐 전망이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강대강 대치로 맞서는 상황을 고려할 때, 운송대란 기간의 예단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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