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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가공, "불안한 성수기..경영난제 많아"
철근 가공, "불안한 성수기..경영난제 많아"
  • 정호근 기자
  • 승인 2019.05.07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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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충청권 15개사, 4월 가동률 91%..5월 88% 전망
원가-단가 수익구조 역행, 시장 불확실성 '큰 부담'
코일철근 경영부담 가중..악순환 시너지 키운 난제

철근 가공업계가 열악한 시장환경과 경영난제로 불안한 성수기를 보내고 있다.

본지는 경기·충청권 철근 가공(건축용)업체 15개사를 대상으로 한 체감경기 조사를 이달 2일~3일에 걸쳐 진행했다. 조사결과, 해당 철근 가공 15개사의 지난 4월 평균 가동률은 90.9%로 집계됐다. 5월 가동률 전망치 평균은 87.9%으로 4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4월 가동과 5월 가동 전망 모두 예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최근 년도 철근 가공시장은 발주가 몰리는 성수기 시즌 100% 상회 가동률이 당연했다. 극성수기에 해당하는 4월과 5월 모두 100% 선을 크게 밑돈 것은 이례적이다.

업체별 가동률 편차도 컸다. 4월 가동률 응답은 60%~100%로 다양했다. 극성수기임에도, 철근 가공시장에 대한 체감 온도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100% 상회 가동률을 응답한 가공업체는 없었다.

조사대상이 1차 수주 업체임을 감안하면, 2차 수주 가공업체의 가동률은 더 열악할 수 밖에 없다. 1차 수주 업체들의 가동률이 100%선을 크게 밑도는 상황에서, 가공시장의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철근 가공업계는 6월부터 본격적인 가동률 하락을 걱정했다. 4월에 이어 5월까지는 비슷한 가동률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진행중인 주력 현장 공급이 끝나는 6월 이후부터는 가동률 하락폭과 업체별 가동 편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절정의 성수기에 해당하는 5월부터 가동률 하락이 시작될 것으로 본 전망 역시 불편한 일이다.

■ 수익구조 역행·시장 불확실성·코일철근難..경영애로 집중

철근 가공업계는 감당하기 힘든 경영난을 호소했다. 다양하게 거론된 경영애로는 ▲수익악화(원가-가공단가 역행) ▲시장 불확실성 ▲코일철근 조달난 세가지에 집중됐다. 이 밖에도, 현장근로자 구인난과 표준화 미비로 인한 비효율 시스템, 주 52시간 근무제 준비 부담 등의 경영난제가 지목됐다.

"오르는 가공원가 vs 떨어지는 가공단가…수익구조 역행"

철근 가공업계는 생업을 위협하는 수익구조 악화를 가장 큰 경영애로로 꼽았다. 매년 계단식 상승폭이 더해지는 최저임금을 비롯해 가공원가 상승부담이 쌓이는 것에 반해, 가공단가는 수요불안 여파로 하락하고 있다. 가공원가와 가공단가의 역행구조를 견디기 힘들어졌다는 하소연이다.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이 공표한 ‘2018년 철근가공표준단가 적용지침’은 건축용 SD400-500 기준 톤당 5만원, SD500-600 톤당 5만2,000원이었다. 2019년의 경우, 최저임금과 물가 등 최소한의 원가상승분을 반영한 톤당 4,000원의 가공단가 인상을 각 거래처에 요청한 상태다.

가공단가는 오히려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올 들어 톤당 5만원 선을 내려선 철근 가공단가의 점진적인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공업계는 반영하지 못한 임금과 고정비 상승 부담이 고스란히 수익악화로 쌓이고 있다며 가동물량과 생존수익 확보의 갈등을 토로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 커져가는 불안"

철근 가공업계는 수익악화 못지 않은 경영부담으로 ‘시장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큰 흐름의 건설경기 하강보다, 당장의 수주불안에 대한 위기감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제강사-건설사의 가격방침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건설경기와 무관한 수주공백과 불확실성에 시달리게 됐다는 지적이다.

유동적인 시장구조에 대한 불안도 컸다. 제강사-건설사 충돌에서 ‘철근 가공’이 쟁점화 된 탓에, 가공시장 구도변화의 불확실성까지 부담으로 떠안게 됐다는 설명이다.

왜곡된 가공수요의 후폭풍 걱정도 컸다. 당장의 수주공백은 물론, 제강사-건설사 충돌이 끝난 이후 예상치 못한 시점에 가공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높아졌다. 예측불허 수요가 비탄력적인 가공장 운영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일철근 난제, 깊어지는 속앓이"

철근 가공업계는 경영부담을 키운 난제로 코일철근을 지목했다. 올 들어 공급·가격 방침이 바뀌면서 코일철근 매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그마저도 필요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코일철근 전용설비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 함께 떨어진 생산성 부담을 떠안게 됐다. 한계가 큰 직선철근으로 원철을 대체하면서, 비효율적인 가동시간마저 늘어나게 됐다는 하소연이다.

철근 가공업계는 코일철근 문제로 20% 수준의 생산성 저하 부담을 겪고 있다고 추산했다. 직간접 여파로, 가동률과 생산성을 포함한 매출과 수익 전반의 경영부담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가공업계는 코일철근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는 고육책을 찾고 있다. 일부 업체는 코일·직선철근 병행가공 설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그 역시도 설비투자 비용이 또 다른 부담이다. 현재로서는 코일철근 문제로 늘어난 경영부담을 만회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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